시카고 루즈벨트 대학교(Roosevelt University)의 안성원 교수

숫자의 아름다움을 연구하다

헝가리의 수학자 에르되시 팔은 수학의 견해를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했다. ‘수는 왜 아름다운 것인가. 그것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 9번이 왜 아름다운지 묻는 것이다. 당신이 그 답을 모르면, 다른 아무도 대답할 수 없다. 나는 수가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만약 수가 아름답지 않다면, 세상에 아름다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교수의 나이치고는 꽤 어리다. 30중반도 채 되지 않았다. 학생들이 그를 처음 본다면 교수님이 첫 수업을 나오지 못해 조교가 나왔나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박사를 끝내자마자 동양인으로서 바로 교직에 선 안성원 교수의 실력은 그 상상이상이다. 베토벤 교향곡 제 9번의 아름다움과 임마누엘 칸트의 심오한 철학과도 같은 세상의 아름다움의 원천, 수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터뷰, 글 허세나 에디터

교수님, 시간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시카고 루즈벨트 대학의 수학과 보험계리학과 교수 안성원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이오와에 있는 드레이크 대학 (Drake Universi-ty)에서 수학과 보험계리학을 복수 전공하고 졸업 후 1년간 생명보험회사에 근무를 하였습니다. 그 후 공부를 더 하고자 하는 마음에 인디애나의 퍼듀대학에서 수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를 마쳤습니다. 현재 나이는 만 33살이고 교수가 된지 벌써 3년차가 되어가네요. 

만으로 30살부터 교수를 하셨던 거네요. 정말 대단하세요. 그럼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온 계기와 이 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저희 아버지가 일반 직장을 그만 두시고 목회자가 되셨을때 새로운 시작을 하고자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되었습니다. 학부때 이 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미국사회에서 다른 미국인들과 그나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게 수학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고등학교 2학년을 다니던 중 준비도 없이 갑자기 이민을 오게되어 영어가 많이 부족했거든요. 그 후 미국에와서 졸업할때까지 ELS (English as Second Language)수업을 들을 정도로 영어는 실력이 없었지만 수학은 다른 아이들보다 성적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수학을 전공으로 택하였고, 또 수학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과를 찾다보니 보험계리학이라는 것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직장생활 중에 학부때 느꼈던 그 수학의 매력을 잊지 못해 석사와 박사를 공부하게 되었어요.

이제 삼년차 교수님이신데요, 보통 하루의 일과는 어떤가요?

모든 대학도 그렇겠지만 저희 학교, 특히 수학과은 가르침의 위주라 학기중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준비와 강의시간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하지만 연구성과도 있어야하고 학교일도 해야하는지라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보통 방학때는 그동한 못한 연구와 논문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 연구하시는 건 무엇인가요?

제 분야는 확률입니다. 특히 확률 중 에서도 ‘Random Walk in Random Environment’ 직역하면 임의의 환경에서의 무작위 걸음걸이를 연구하고 있죠.

임의의 한경에서의 무작위 걸음걸이라,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릴께요.

클래식한 무작위 걸음 (random walk)은 장소나 시간에 상관없이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든지 방향에 대한 확률이 일정합니다. 예를 들어 일차원적 실수선 (real number line)에서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갈 확률이 어느 실수(real number)에 있는지 상관없이 항상 반반이다 가정하고 거기서 나오는 무작위 걸음을 공부하는 것이죠. 하지만 현실에서는 장소마다 그런 이동 방향에 대한 확률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동물의 이동과정을 무작위 걸음 (random walk)으로 표현할때 어떤 장소는 천적이 있어 그 방향으로 갈 확률이 낮고, 어떤 장소는 동물이 좋아하는 향기나 물건들이 있어 그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다양한 환경때문이 이동방향에 대한 확률은 장소마다 다를 수 있고, 다양한 환경이 랜덤하게 어떤 좌표상에서 표현되었을때를 가정하고 그 무작위 걸음을 연구하는 것 입니다. 

그렇군요, 정말 색다른 분야의 연구인데요, 그럼 학생들에게는 어떤 과목을 가르쳐주고 계시나요?

학부생들에게는 주로 미적분 (calculus)를 가르치거나 보험 계리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대학원생들에게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동반한 응용수학 (numerical analysis)이나 통계학 (regression, time series)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수학을 다방면으로 가르치고 계시는 군요. 혹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아니면 연구를 하면서 즐겁거나 슬픈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아이들을 가르치며 보람을 느낄 때 항상 즐거운 것 같습니다. 특히 학생들의 성적이 잘 나올때 제가 그 성적을 받은 것 같이 기쁘더라구요. 가끔 학생들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가정환경이나 재정때문에 학교를 못 다니고 그만두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때는 참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 학생들을 보면서 나는 학창시절에 정말 편하게 공부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구를 하면서 딱히 슬픈 에피소드는 없는 것 같네요. 아무래도 연구를 한다는 과정 자체에 재미를 느끼다 보니 딱히 결과에 감정이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교수로서의 연구성과에 대한 압박은 최근 들어 들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이라는 타이틀이 아닐때 여가시간이나 자유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예전에는 축구나 야구같은 운동을 좋아했는데 무릎을 크게 다친적이 있어서 수술 후에는 그런 운동은 하지못하고 조깅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또 요즘 기타를 배우는데 연습을 한다던지 제가 좋아하는 스타 크래프트같은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게임 동영상을 관람한다던지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편입니다. 하나의 취미만 있다기보다는 그날 그날 하고 싶은게 바뀌는 거 같네요.

보통 수학과라고 하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극한된 정보만 알고 있는데 실생활에 수학이라는 학목이 어떻게 적용될까요?

수학이라는 학문은 어떤 분야에서든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밖에서 외식을 하고 팁을 계산하는 것 부터 미래의 복잡한 경제흐름을 예측하는 것까지 많은 분야에 쓰인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수학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 보다 안보이는 것에 더 많이 적용이 되는 것 같아요. 문제풀이 과정을 통해 얻는 논리력이나 추리력이라든지 문제 하나를 여러 접근 방법으로 풀때 나오는 창의력, 그리고 어려운 문제를 침착하게 하나씩 풀어나가며 쌓이는 끈기같은 것들이 일상생활을 살아가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적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독자들이 알면 즐거울 부분이나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요?

즐거운 부분일진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마트에서 줄을 설때나 막힌 고속도로에서 운전하고 있을때 옆에 줄이나 옆라인의 차들이 더 빨리 간다고 느낄때가 많다고 생각할때가 있는데요, 이건 사실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랍니다. Waiting time paradox라는게 있는데 3자 입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는 걸 지켜보는 것보다 자기 자신이 직접 기다릴때 더 오래기다린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가 있어요. 워낙 변수가 많아 딱 이것이 맞다는 건 아니지만 제가 실질적으로 더 오래 기다린다고 느낄때가 많은지라 그 연구결과가 신기했어요. 또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것을 알려드리자면 팁을 계산할때 15%의 팁을 전체가격에 곱하려고 하는게 계산기 아니면 복잡하죠. 더 쉽게 계산 할 수 있는 방법은 그냥 전체의 가격에 10%를 곱한다음 소수점을 하나 앞으로 옮기고 그것의 반을 더하면 15%가 되요. 계산기가 없을때 혹은 직접 계산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런 방법을 사용하시면 더 쉬울 거 같아요. 

 

교수님이 수학에 대해 우리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이나 앞으로의 포부 또는 계획을 밝혀주세요.    

수학을 단순히 계산 능력을 익히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그 단순한 계산안에도 깊게 보면 많은 논리력과 창의력이 요구됩니다. 좀 더 깊은 수학을 하게 되면 계산학습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철학에 가깝다고도 생각이 되고요. 아타까운 점은 제가 저학년 수학을 가르칠 때 수학과가 아닌 특히 인문계나 예체능계 학생들은 자신들은 고등계산을 할 수 없다며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하는 걸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배우는 수학이 당장에 도움이 안되는 것 같더라도 수학을 푸는 과정을 통해 쌓는 논리적인 능력과 창의력은 자신들의 분야에서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도 학생들을 가르칠때 풀이과정이나 공식을 외우게 하기 보다는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계획은 저의 연구를 계속 발전시키고 또 이 연구가 다른 분야에도 적용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앞으로 더욱더 연구와 가르침 모두 열심히 하는 교수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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