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뿌리와 뉴욕의 현대성이 어우러진 조각가 존배의 예술 세계
글_맘앤아이 편집부
뉴욕의 선선한 바람이 예술의 불꽃을 타오르게 하고, 서울의 역사가 이곳에서 새 목소리를 내며 울려 퍼집니다. 뉴욕한국문화원의 신청사 개관을 기념하여 마련된 이번 특별 회고전 “<John Pai: Eternal Moment>”는 한국과 뉴욕을 이으며 예술 분야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존배 작가의 귀중한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이라는 격변기를 거쳐, 뉴욕 예술계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확고히 한 조각가 존배. 그의 작품들은 그의 어린 시절의 기억과 뉴욕에서의 열정이 하나로 어우러져 독특하고도 깊이 있는 예술 세계를 보여줍니다. 이번 전시회는 단순히 회고전을 넘어, 현대 사회의 복잡함 속에서 진정한 인간성과 예술성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시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신청사로 개관 이전을 기념하여, 조각가 존배(John Pai)의 특별 회고전인 “<John Pai: Eternal Moment>”를 3월 6일부터 4월 18일까지 뉴욕한국문화원 갤러리에서 개최합니다. 1937년 서울에서 태어난 존배는 일제 감정기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태어나 한국 전쟁 직전인 1949년에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까지, 역사의 격변기를 경험했습니다. 그 시절의 기억들과 추억들은 현재 그의 작품 세계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그의 어린 시절의 기억과 뉴욕의 열정이 어우러져 탄생한 그의 작품들은 그의 삶과 예술을 빛내고 있습니다.
만 11세 나이에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홀로 유년기를 보낸 존배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1952년 15세 나이에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이후,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디자인을 전공하였습니다. 그는 이 길로 들어서면서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교수로도 활약했으며, 1970년대와 90년대에는, 당시 어렵고 힘든 뉴욕 한인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자처하며 미주 한인 예술계의 중심에 자리매김했습니다.
인간성과 예술성의 본질을 탐구하다
이번 특별전은 존배의 작품 세계를 다양한 시각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소셜 미디어의 홍수 가운데 진실의 가치가 희미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진정한 인간성과 예술성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되는데, 이에 대한 답을 찾는데 이번 존배 작가의 회고전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재미 한인 디아스포라 작가로서 그 대표성과 역사성을 주목받아 온 존배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 여정을 통해 우리 시대가 잃어가는 진정성과 순수함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존배 작가에 대한 깊이 있는 조명은 명망 있는 예술 관련 서적 출판사인 리졸리(Rizzoli)에서 발간된 250페이지 분량의 영문 모노그래프로부터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 주류 미술계 내에서 존배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작가의 일대기와 전작을 아우르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 초반 구성주의의 영향을 받는 존배 작가의 초기 조각 작품부터 연대별 주요 작품, 드로잉, 페인팅에 이르기까지 그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망라합니다. 철사를 이용한 작품에서는 기본 재료와 제작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크기, 질감, 색감의 변화와 다양한 기법을 통해 존배만의 예술 세계가 균형 있게 표현되어 있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2021년 여름에 진행된 존배 작가와 역사학자 Leyla Vural와의 인터뷰 형식의 구술사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됩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삶과 예술 세계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3월 6일 성황리에 개최된 첫 전시 개막 행사에는 뉴욕의 문화 예술계 주요 인사들과 250여 명의 관람객이 참석하여 존배 작가의 예술가로서의 인생과 철학을 함께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뉴욕한국문화원 김천수 원장은 존배 작가를 한국과 미국,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적인 존재로 극찬하며, 이번 전시가 그의 작품 세계를 다시 한번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존배의 작품은 한국과 미국의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 소장되어 있으며, 그의 예술적 발자취는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시립미술관, 뉴욕의 얼터너티브 미술관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합니다. 이번 회고전은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예술과 인간성에 대한 본질적 질문들을 성찰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