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앤드류 허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미국 국가 대표 발탁

2022년 동계 올림픽이 2월 4일부터 20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는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한인 2세 앤드류 허(20) 선수가 쇼트 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미국 국가 대표로 출전한다. 코로나와 인권 문제로 여러 국가가 불참을 선언했고 미국도 제한된 선수 및 스텝들만 참여하게 되었지만 미 국가 대표로 첫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는 앤드루 허 선수에 대한 기대와 응원의 목소리가 높다. 맘앤아이 필라델피아가 미국 대표팀 올림픽 출정식 참석 차 LA로 떠나는 앤드루 허 선수와 그의 어머니를 만났다.

  1. 심수목_대표 선발을 축하드립니다. 지금 기분이 어떠신지 그리고 어떤 각오로 임할 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2. 앤드류_팀의 한 자리를 맡아 올림픽에서 미국을 대표하게된 것은 정말 믿기지 않을만큼 놀라울 뿐입니다. 아직도 잘 실감나지 않고, 대표팀이 된 것을 생각할 때마다 감정이 북받쳐올라 깜짝놀라곤 합니다. 첫 올림픽 출전이기에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또한 이번 올림픽을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1. 고수지_쇼트 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지금까지의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2. 앤드류 허_사촌형이 시작하고 저희 형 아론이 뒤따라 시작했습니다. 저도 형을 따라 하게 되었는데 당시 감독님이시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성 감독님이 무섭고 제가 겁도 많아 시작하는게 무척 두려웠지만, 감독님과 다른 선수들이 오랫동안 설득해주셔서 스케이팅을 타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가족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이 꿈을 꾸는 저를 위해 (그리고 잠시 동안 저의 형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희생하시고 헌신하셨습니다. 이 고마움은 꿈을 이루는데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고 더 많은 연습과 훈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1. 고수지_허 선수 어머님께도 다시 한 번 축하 인사 드립니다. 허 선수가 부모님의 헌신과 사랑이 큰 힘이 되어다고 말했는데 특히 어머니께서 어떻게 허 선수를 격려하며 뒷바라지하셨는지요.
  2. 김혜영(허 선수 어머님)_감사합니다. 특별히 뒷바라지해 준 것은 없어요. 다른 부모들과 달리 우리는 필라델피아에서 메릴랜드와 버지니아로 매주 훈련을 갔어야했는데요. 그 때문에 힘들었던 점을 앤드류가 언급한 것 같아요. 타주로 가 훈련을 해오다보니 본인은 물론 저희 부부도 훈련 외 생활은 전혀 없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힘든 과정을 잘 견디고 여기까지 불평 없이 따라와준 아이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1. 고수지_허 선수의 훈련을 지금껏 보아오시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기뻤던 순간은 언제셨는지요?
  2. 김혜영_ 가장 기뻤던 순간은 올림픽 대표로 발탁되었을 때였습니다. 물론 모든 선발전에서 잘 해주었을 때마다 기뻤고 처음 국가 대표팀에 뽑혔을때도 너무 기뻤습니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쇼트 트랙이 개별 경쟁을 피할 수 없기에 팀원들끼리 경계심과 시기심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2019년 나고야 월드컵 때 예상치 못하게 결승까지 갔던 때가 있었는데요. 그 후로 한국 선수 몇 명이 앤드류를 힘들게 하고 따돌리기 시작해서 올림픽 선발전까지도 혼자 많이 외로워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앤드류를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훈련도 힘든데 안 겪어도 될 정신적 고통까지 겪는 앤드류를 볼 때마다 힘들었어요. 월드컵 시합 때마다 그러한 일들을 겪었구요. 선발전 때는 식구들이 옆에 있어 안정이 되었는지 매번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월드컵 때는 타국서 홀로 팀원들과 있으며 시합을 해 많이 힘들었을거라 짐작이 됩니다. 나고야 월드컵 후로는 성적이 좋지 않아 이번 올림픽 선발전도 기대를 못했어요. 그런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죠. 하나님께 감사를 빼놓을 수 없답니다.
  1. 심수목_허 선수는 힘들었거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나요? 또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앤드류 허_지금까지 훈련 과정 중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재미와 취미로 스케이트를 타러 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게 뛰어난 재능과 잠재력이 있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스스로 깨닫지 못했었습니다.많은 이들이 저를 경쟁력 있는 강한 선수로 대하기보다 늘 나쁜 선수로 보았습니다. 그런 시선은 제가 유타로 이주 후 빠른 성장을 보일 때까지도 계속되었습니다. 지난 3~4년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실력이 계속 좋아지는 동시에 미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는 제 성격과 자신감에도 악영향을 끼쳤고 스포츠에 대한 애정도 사라지게 하고 스케이트도 더 이상 타고 싶지 않게 했습니다. 환영 받지 못할 때나 원지 않을 때 빙상장에서 훈련하는 건 큰 고통이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와 잃어가는 자신감 속에 감사하게도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습니다. 또한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할 때 옆에 있던 친구들과 스케이팅으로 행복했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유타 이주 후 비로소 스포츠에 대한 행복을 다른 방식으로 다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제 자신이 더 자랑스러워졌고 스스로에 대한 가능성을 확실히 보게 되었으며 꿈도 현실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후 일본 월드컵에서 첫 국제 대회 결승전을 치루었고 이는 제 스케이트 이력 중 가장 큰 성취라 볼 수 있습니다.
  1. 심수목_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기까지 엄청난 훈련을 했을거라 짐작되는데요. 연습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올림픽 선수가 되기 위한 전략과 목표를 어떻게 세웠었는지도 궁금합니다.
  2. 앤드류 허_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연습했고 어떤 날은 하루 두 번 연습했습니다. 오전에 빙상 훈련에 집중했고 오후에는 빙상 훈련에 웨이트 트레이닝도 겸했습니다. 보통 하루 7~8시간 훈련했는데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한 기본적 훈련 과정이였습니다. 올림픽 국가 대표가 될 수 있었던 어떤 특별한 전략이 있었다기 보다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물론 많은 노력과 결단 및 훈련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특별히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며 꾸준이 지킬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에게 진실하자’와 ‘내 자신을 잃지 않도록 항상 가까이 두자”라는 다짐들이였습니다. 스케이팅 선수로서 저의 여정을 돌이켜보건데 제 자신을 찾기로 결심했을 때 제가 가장 많이 성장했음을 알기에 나온 다짐이였습니다. ‘겸손할 줄 아는 것’과 ‘과정을 신뢰하는 것’도 저만의 전략이면 전략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겠지만 모든 것을 통제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저의 생각과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올림픽 최종 예선을 몇 주 앞두고도 저는 최선을 다하지 못했지만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건 통제하면서 모든 것이 잘 될 거라고 믿어야만 했습니다. 감독님께서 항상제게 말씀하시길, ‘너는 니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놀라게 될 것’ 이라고 하셨거든요.

  1. 심수목_앞으로 올림픽까지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금메달 자신 있으신가요?
  2. 앤드류 허_올림픽 시합 때까지 무엇보다 건강과 강인한 체력을 유지하는데 집중하려 합니다. 이제부터 훈련은 올림픽에서의 성과를 우선시하고 모든 것이 준비되었는지 재차 확인하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더 많은 배움과 경험을 하고 싶고 이를 통해 앞으로 더 잘 해나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은 분명 대단한 것이고 획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제게는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기 때문에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것 외에 다른 욕심은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뿐입니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 고수지_마지막으로 허 선수 어머님께 미국서 아이를 키우는 한인 부모님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2. 김혜영_자격은 없지만 제 경험으로 저는 아들만 둘인데 어떤 강요도 하지 않았어요. 하고 싶다는 것이 있다고 하면 무조건 지원해 주었구요. 사실은 쇼트 트랙도 앤드류 형 아론이 하길 원해서 지원해 주었어요. 아론이는 유소년 올림픽까지 뛰고 2년 전에 은퇴했어요. 그 때도 저는 이유도 안묻고 결정을 존중해 주었어요. 지금은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하면서 감사하게도 일년 전부터 좋은 회사에서 인턴 잡이 되어 즐기면서 일하며 졸업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제 생각엔 부모님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믿어주시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면 좋은 결실을 보시리라 믿습니다. 모든 한인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