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대에서 빛나는 청년 예술가의 꿈

Interview/Written by Mom&I Editorial Department

The musical journey shared by celebrity cellist Kim Ga-eun.
The musical journey shared by celebrity cellist Kim Ga-eun.

첼리스트 김가은은 네 살 때부터 첼로를 시작해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상을 휩쓸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현재는 세계적인 교육 기관인 줄리아드 음대(Juilliard School)에서 첼리스트 리처드 아론(Richard Aaron) 선생님을 사사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연주 실력으로 벨기에 여왕과 대한민국 영부인을 위한 연주회를 비롯해 세계 여러 무대에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루이뷔통 재단의 아티스트 프로그램과 최근 어빙 클라인 국제 콩쿠르(Klein International Competition)에서 우승하는 등 꾸준히 자신의 무대를 넓혀가며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경계를 넓혀가며 빛나는 첼리스트로 성장 중인 김가은 씨를 맘앤아이 Art Plus에서 만나봤습니다.

Q. 제 자신을 소개하고 왜 첼로 연주를 시작했는지 듣고 싶습니다.

첼리스트 김가은입니다. 현재 줄리아드 음대에 재학 중이며, 주로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연주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원래 플루티스트셨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집에서 플루트 교습과 연주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자연스레 음악을 접하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말도 잘 못할 시기였던 서너 살 때 엄마가 레슨하시는 곡의 노래를 곧잘 따라 부르고, 그 곡에 맞춰 춤도 추는 걸 보면서, ‘이 아이가 음악을 좋아하는구나’라고 느끼셨데요. 그리고 제게 몇 가지 악기를 보여주셨는데, 그중 하나가 첼로였어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첼로는 안고 연주하는 악기이다 보니 인형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매력을 많이 느껴 첼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첼로는 저의 숙명인 것 같아요. 다른 악기나 플롯도 시도해 봤는데요. 만약 다시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첼로를 선택할 거예요. 안고 연주한다는 것 자체가 몸과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고, 그래서 제 감정이 더욱 잘 표현될 수 있다고 믿어요. 또 첼로가 가진 음감 자체가 사람 음성과 무척 비슷해요. 제 감정, 생각, 하고 싶은 이야기를 사람의 음성으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에요.

Q. 뮤지션들은 본인 악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듯한데요. 본인 악기를 조금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조금 짓궂은 질문일 수 있겠지만, 네 개의 현 중 어느 현을 가장 좋아하세요?

이 친구를 열두 살 때 처음 만났어요. 1770년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악기인데요. 일단, 테클로라는 악기를 모토로 만들었다고 해요. 특별히 좋아하는 현을 정확하게 답하긴 어렵지만, 네 개의 현 중 아래 두 줄인 C와 G현을 좋아해요. 그 이유는 C와 G현의 컬러와 음색이 굉장히 울림과 깊이가 있기 때문에 첼로의 매력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요즘 학교생활은 어떠신지요?

사실, 입학한 해가 코로나 시기였기 때문에 1학년을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수업받고, 2학년이 되던 해에 미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줄리어드 스쿨은 실기만큼이나 아카데믹한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내용도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연주가 계속 있는 상황에서 연습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다소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음악뿐 아니라 많은 분야를 시도하고 경험할 수 있던 시간이 모두 제 음악에 밑거름이 되어준 것 같아요.

Q. 음악 하는 분들께 궁금한 점이 연습인데요. 어떻게 연습하시는지 가장 궁금합니다.

웜업과 기본기 연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스케일 등 기본기 연습을 적어도 한 시간 정도는 꼭 하고 시작하는 편입니다. 학기 중에는 평균 4시간 정도 연습해요. 물론 중요한 연주가 있거나, 방학 기간, 혹은 Festival 기간에는 거의 하루 종일 연습이 주를 이루는 날들을 보냅니다. 연습 방식은 10대 때와는 많이 달라졌는데요. 10대 때는 어떤 새로운 곡을 받으면 악보를 읽고 그 곡을 기술적으로 더 능숙하게 다듬어 가는 과정이었다면, 지금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작곡가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겪어온 경험들이나 간접적으로 알게 되는 지식을 음악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 가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첼로 곡 하나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렵네요(웃음). 사실 첼로 곡들은 시대, 장르를 불문하고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요즘 특히 좋아하게 된 장르가 현대 음악인데요. 그 배경에는 뉴욕 생활이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뉴욕이란 도시가 여러 문화의 집합체잖아요. 각기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참 많이 얻습니다. 요즘 가장 자주 듣는 곡은 터키의 대표 작곡가인Fazil Say의 첼로 소나타, “four city”입니다. 음악을 통해 터키의 네 개 도시를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Q, 첼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첼로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동의하는 지점일 듯한데요. 가장 유명한 첼로 곡이 바흐(Bach)의 ‘무반조 첼로 모음곡(Cello Suite)’이죠. 그중 ‘1번 서곡(Number 1 Prelude)’을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데요. 본인에게도 이 곡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바흐의 음악은 모든 음악가에게 있어 가장 잘 해내고 싶지만 가장 잘 해내기가 힘든 어려운 ‘산’과 같은 곡입니다. 바흐의 ‘Cello Suite’는 해석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바흐의 배경을 기반으로 봤을 때 ‘1번 서곡(Prelude)’은 예수님의 탄생으로 해석됩니다. 제게 바흐의 곡은 바로크 양식의 대위법을 올바르게 표현하며 연주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첼리스트로서 연구를 멈추지 않아야 할 과제와도 같습니다. 같은 곡을 놓고 저의 과거와 현재의 연주가 다르듯, 앞으로의 더욱 성숙해지고 깊이 있는 이해를 통한 연주가 더욱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즐겨 들으시는 앨범이 궁금합니다.

우선, 곡마다 즐겨 듣게 되는 앨범이 너무 다양한 것 같아요. 그중에서 제게 가장 의미 있는 앨범은 저의 옛 스승이기도 하셨던 프랑스 출신의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숑(Gautier Capucon) 의 ‘Dvorak: Cello Concerto in B minor’를 담은 음반입니다. 이 음반이 제게 의미 있는 이유는, 이 연주를 통해 단순히 첼로를 하던 꼬마가 첼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구체적인 꿈을 꾸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첼로로 표현하는 거대한 서사시 한 편을 경험해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들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Q. 10년 뒤에 첼리스트 김가은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꿈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본인의 최종 목표라고 할까요?

첼로를 시작한 지 어느덧 17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긴 세월을 산 건 아니지만 음악 안에서 첼리스트로 살아가고 있는 제 삶에 무척 감사하고 있습니다. 10년 후에는 제가 사랑하는 음악의 지경이 더 넓어져 있지 않을까요? 쉽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와 사랑을 담은 연주를 통해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첼리스트가 되는 것. 그게 저의 최종 목표인 것 같습니다.

The musical journey shared by celebrity cellist Kim Ga-eun.
The musical journey shared by celebrity cellist Kim Ga-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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