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y Lee
“파슨스를 졸업하고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었어요. 전 인맥도 없었고, 쟁쟁한 미국 디자이너들과의 경쟁도 만만치 않았죠. 하지만 모든 일에 항상 자신감 있는 태도로 임했어요. ‘Trust me!’라고 당당하게 말했고, ‘뭐든지, 무조건 할 수 있어요!’라고 씩씩하게 대답했어요. 그런 저의 긍정 에너지를 믿어주는 분위기였어요. 작은 기회들이 열리기 시작했고, 저도 차츰 자신감을 얻어 갔죠. 전 항상 제가 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즐겼어요. 지금도 제 일을 너무나 사랑하죠.”
남다른 감각으로 뉴요커의 마음을 사로잡다!
성공한 패션 사업가, 편집매장OTTE 대표 Kay Lee
세계 패션의 심장이라 불리는 뉴욕에 잘 나가는 패션숍을 3개나 열었다. 매출 규모 무려 15밀리언 달러! 사라 제리카 파커, 시에나 밀러, 기네스 팰트로 처럼 ‘패션’으로 한 가닥 한다는 톱스타들도 그녀의 단골 손님이 되었다. 편집 매장 OTTE의 대표 케이 리의 이야기다. 20여년 간 쉴 틈 없이 달려온 그녀의 일과 삶,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인터뷰 및 글 재키 박
마음 속에 새긴 한 마디, Never give up!
영어가 유창하지도 않았다. 부모님께 넉넉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현지에서 도움 받을 친척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세계 패션의 심장이라 불리는 ‘뉴욕’이라는 도시에 꼭 오고 싶었다. 그들의 감각과 넘치는 패션 에너지에 뒤섞여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았다. 넉넉히 가진 것이라곤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뿐. 그렇게 ‘긍정’이라는 전 재산을 들고 스물 셋의 한국 여대생은 당차게도 뉴욕에 입성해 ‘파슨스 스쿨(Parsons The New School for Design)’에 입학을 했고, 졸업 후엔 몇몇 회사를 돌며 디자이너로 일하게 되었다. 패션계에 아시안이 별로 없던 시절이라, 차별과 힘겨운 일들도 겪어야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하나 둘 씩 “I give up!”이라며 사라질 때에도 속으로 몇 번이나 다짐하며 일했다. “I never give up!”
뉴욕에 매장 3개, 헐리웃 스타들의 단골숍
세계적인 패션 도시 뉴욕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케이 리(Kay Lee)의 이야기다. 패션 편집 매장 ‘OTTE’ 의 대표인 케이 리는 땅 값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 노른자위 땅에 매장 3개와 온라인숍을 운영하며 연 매출 규모 $15M를 달성하고 있는 중견 기업인이다.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오직 ‘도전 정신’ 하나로 무장하고 뉴욕으로 건너와 지금의 비즈니스를 일구었다. 처음엔 디자이너 의상과 소품을 바잉해서 팔던 편집숍으로 출발했지만, 승승장구 하며 사업을 일궈 몇 년 전부터는 자체 브랜드 의상까지 제작 생산하고 있다. 헐리웃 스타들의 단골 가게로도 유명하다. 사라 제시카 파커, 시에나 밀러, 기네스 팰트로, 줄리언 무어, 케이트 윈슬렛, 리브 타일러 등등 OTTE를 다녀간 스타들의 이름을 모두 나열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긍정 에너지는 늘 좋은 기회들을 만든다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녀는 항상 ‘열정과 자신감’이라고 대답한다. 케이 리가 말하는 성공 포인트는 절대 지치지 않는 열정, 그리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요약된다. 넘치는 긍정 에너지는 항상 좋은 기회들을 만들어 낸다는 믿음을 그녀는 늘 마음 깊이 되새기며 산다.
직접 발품 팔며 바잉, 알렉산더 왕 입점 성공시키기도
첫 번째 매장을 연 건 1999년 Williamsburg Brooklyn에서 였다. 회사에 소속된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것과 직접 보스(Boss)가 되어 사업을 경영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더욱 큰 책임감이 필요했고, 더욱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했고, 개인적인 시간들을 모두 반납하고도 늘 일할 시간이 부족했다. 고객 마음을 사로잡을 의상과 소품들을 직접 셀렉하고 바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정확히 예측한 뒤, 디자인이나 실용성, 그리고 가격 모두 딱 적당한 아이템들을 찾아야 했다. 직접 디자이너를 발굴해야 할 때도 많았는데, 이제 막 오픈한 편집숍을 믿고 자기 옷을 내어 줄 디자이너는 많지 않았다. “직접 발로 다 뛰어다녔어요. 다른 매장 물건들을 확인하고, 거리의 사람들이 무슨 옷을 입는지 관찰하고 분석하고. 디자이너들에게 연락하는 일까지 전부 직접 했어요. 신진 디자이너였던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을 입점시키는 일도 그렇게 성공했죠. ”
매일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옷, 하지만 엣지 있게!
케이 리가 바잉하는 의상들에는 원칙이 있다. 매일 입을 수 있는 일상적인 옷, 하지만 확실히 남다른 감각과 개성이 살아 있는 옷! 그것이 케이 리가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이다. 모델들에게 입힐 옷을 고르는 게 아니니까, 누구든 편안하게 입으면서도 트렌디한 감각을 표현할 수 있는 의상들이어야 OTTE 매장에 진열될 수 있다. 대 놓고 ‘멋 좀 부렸네’라는 감각이 아니라, ‘묘하게 멋지네’라는 그런 감각이 OTTE 스타일이다. 맨하탄의 매장을 즐겨 찾는 뉴요커들이 원하는 옷도 바로 그런 옷들이라고 설명한다. 케이 리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스타일 역시 편안한 데님 스타일링이다. 감각 있는 톱과 데님을 심플하게 매치하고, 재킷을 더하는 정도로 심플한 룩을 즐긴다. “매장의 옷들도 주인을 닮아가는 것 같아요. 드레스 보다는 감각적인 탑과 데님류, 재킷 아이템들이 많은 편이고 인기도 있죠. 하지만 점차 좀더 다양한 라인의 의상들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어요. OTTE만의 방식으로 말이죠!”
1:1 개인 맞춤 스타일링 서비스 본격화
밀레니얼 세대가 등장하고 온라인 숍들이 성황을 이룬다지만, OTTE 매장에는 여전히 옷을 직접 확인하고 입어보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많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사야 하는 고급 의상들인 만큼 더욱 그렇다. 이런 고객들을 위해 최근에는 1:1 스타일링 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스타일리스트가 개인별로 어울리는 의상을 추천해주고, 고객별 구입 목록을 기록해 두었다가 그 고객이 즐겨 입는 스타일의 신상품이 입점 되면 메세지로 안내를 하거나 시착해 볼 수 있도록 의상을 직접 보내주기도 한다. 고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세심하게 관리 받고 있다는 느낌, 전문가에게 스타일링 받는다는 만족감이 제대로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여유 시간엔 독서, 요리, 남자친구와 데이트 즐겨
큰 성공을 했으니 이제는 조금 쉬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케이 리는 웃으며 답한다. 스스로 성공했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혼자 이룬 것도 아니고, 항상 함께해 줬던 사람들 덕분이라고 말한다. 뉴욕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워커홀릭처럼 일주일에 7일씩 일하면서도 피곤함을 몰랐다고 한다. 그 만큼 패션을 사랑했고, 일이 즐거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 더 여유를 가져보려 노력 중이다. 여유 시간을 만들어 책도 읽고, 요리도 하고, 남자친구와 데이트도 한다. “남자친구가 굉장히 신실한 유태인인데, 저에게 ‘케이, 혼자 힘으로 네가 사랑하는 일을 이 만큼 성장시켜 온 건 정말 어메이징한 일이야. 이제 조금 릴랙스 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봐.’라고 조언해줬어요. 그래서 저를 좀더 돌보려고 해요!”
사업가로, 여자로, 케이 리의 행복은 현재 진행형
무슨 일이든 조금 더 잘 되기도, 안되기도 한다.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한다. 끈기(Persistence)만이 답이다. 숫자에만 집착하면 큰 그림을 놓친다. 미래를 불안해 하면 두려움에 갇히고 만다. 긍정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에너지가 바뀐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하자! 이것이 바로 케이 리가 요즘 실천하고 있는 삶의 법칙들이다. 심플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생각과 태도들로 하루 하루를 채워가고 있는 그녀는 비즈니스 우먼으로서도, 여자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끊임 없이 성장해 가고 있다. 케이 리의 행복은 현재 진행형이다.
성균관대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으로 건너와 파슨스 스쿨(Parsons The New School for Design)을 졸업했다. 졸업 후 몇몇 패션 회사에 소속되어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1999년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 OTTE라는 편집 매장을 오픈했다. 현재 3개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숍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 의상의 제작 및 생산 라인도 가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