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소대 단축증: 모유 수유와 아이 언어 구사에 미치는 영향

“Dr. Tommy 선생님. 태어난지 일주일 된 아기의 어머니께서 모유 수유 때마다 통증이 너무 심하고 아이도 모유를 잘 먹지 못해 소아과에 갔더니 아기가 설소대 단축증이 있으니 Dr. Tommy 선생님께 상담 받기를 추천하셨다고 해요. 최대한 빨리 아기를 데려오고 싶어하시는데 어떻게 할까요?”

 

설소대는 혀 밑과 구강 바닥 사이를 연결하는 끈처럼 가느다랗게 보이는 막으로 영어로는 Frenum (또는 Frenulum) 이라고 합니다. 혀 밑에 위치했기에 정확한 명칭은 Lingual Frenum이라 합니다.

설소대가 짧을 경우 혀의 움직임을 제한시킬 수 있는데 이 경우를 설소대 단축증이라 하며 영어로는 Ankyloglossia 또는Tongue-Tie라 합니다. 혀의 기능상 움직임이 제한되면 자연스럽게 섭식과 언어 구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또한, 윗입술 안쪽 중앙에 끈처럼 보이는 순소대(Labial Frenum)가 짧을 경우는 순소대 단축증(Lip-Tie)이라 합니다. 오늘은Tongue-Tie 와 Lip-Tie가 모유 수유와 아이의 언어 구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활한 모유 수유를 위해서는 아기가 어머니의 젖을 깊게 물 수(Deep Latch) 있어야 하는데, 설소대 단축증이나 순소대 단축증이 있는 경우 아기 윗입술이 위로 잘 제쳐지지 않고 혀 또한 젖을 잘 받쳐주지 못해 어머니의 젖을 얕게 물게 됩니다(Shallow Latch). 이로 인해 아기 입에서 젖이 쉽게 빠질 수 있어 아기는 어머니의 젖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계속해서 어머니의 젖꼭지를 깨물게 됩니다. 이 때문에 어머니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상처를 입거나 헐어 피가 나고 염증이 생기며 심지어 모양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기에게 억지로 깊게 물게 하면 아기는 더 힘들어하다 모유 수유를 피하게 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설소대 단축증으로 아기 혀가 원활하게 못 움직여 모유를 쉽게 삼키지 못해 입 가장자리로 모유가 많이 흐르기도 합니다. 모유를 삼킬 때 많은 양의 공기를 함께 삼켜 아기 배에 가스가 자주 차거나 (gaseous) 이로 인해 역류(reflux)가 생겨 자주 토를 하거나 사레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choking). 아기는 필요한 양의 모유 섭취를 못해 배고픔을 느끼기에 모유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잦아질 수 있으며 어머니들이 겪는 고통 또한 더욱 커지게 됩니다. 결국에는 모유 수유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아이가 말을 시작할 때 설소대 단축증이 있는 아이들은 또래 보다 말을 느리게 하거나 발음이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주로 R, L, S, SH, TH, Z, K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경우에 따라 혀 짧은 소리(Lisp)를 내기도 합니다. 아이가 한참 말을 시작할 때 아이의 분명하지 못한 발음으로 주변 이들이 아이 말을 잘 이해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점점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아이의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료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혀와 입술의 움직임을 제한시키는 소대(Frenum)를 제거해주면 됩니다. 이러한 치료를 소대 절제술(Frenectomy)이라 하는데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수술용 가위나 메스를 사용하거나 (Snipping 혹은 Clipping) 레이저를 이용해 소대를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중요한 건 소대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효과적으로 소대 제거가 가능하며 아이가 느낄 통증도 최소화할 수 있는 레이저 소대 절제술(Laser Frenectomy)을 선호합니다. 또한, 레이저 소대 절제술은 치료 시간도 평균 30초에서 1분 안팎이라 전신 마취가 필요 없으며 출혈도 거의 없기에 대부분의 경우 봉합(Suture)도 필요 없습니다. 치료 후 곧바로 모유 수유가 가능하며 음식도 정상적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밑에 사진은 레이저 소대 절제술을 받은 유아 환자의 전후 사진입니다. 절제술 후에는 혀의 움직임이 훨씬 더 자유로워져 말도 더 빨리 할 수 있게 되고 발음 또한 더 분명해졌습니다. 어머니가 아이 성격이 더 밝아지고 말도 전보다 더 많이 하게 되어 감사해 하시는 모습을 보며 결과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이가 소대 단축증이 있다고 해서 항상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먼저 전문가와 상의해 보시고 아이에게 필요한 치료가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