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바브와 블루베리의 환상적인 조화

글 Ashley Chung

레몬 같은 새콤한 맛과 강렬한 붉은색이 특징인 루바브(Rhubarb)는 독성이 있는 잎은 떼고 줄기만 사용합니다. 특히 영국에서는 비닐하우스에서 빛을 차단해 가꾼 ‘Forced rhubarb’가 이색적인 재료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평범한 딸기 루바브 파이 대신, 루바브 블루베리 갈렛을 소개하겠습니다. 

초록 가득한 오뉴월의 파머스 마켓에서 강렬한 붉은 줄기로 사람들을 반갑게 맞으며, 페이스트리 셰프들을 가장 설레게 하는 이름, 바로 ‘루바브’입니다. 루바브는 독성이 있는 잎을 떼고 줄기만 식용으로 쓰는 엄연한 채소인데, 어쩌다 봄철 디저트의 대명사가 됐을까요? 그 이유는 잘 익은 과일을 연상케 하는 선명한 붉은 줄기와 레몬처럼 새콤한 맛 때문입니다. 게다가 루바브에 신맛을 보완할 설탕을 넣고 새콤달콤하게 졸이면, 붉은빛의 디저트 재료로 안성맞춤입니다. 루바브는 초록색도 있지만 색은 맛과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붉은색이 진할수록 완성된 디저트의 색감이 좋아서, 붉은색 루바브가 더 선호되는 편이지요. 붉은 루바브가 없다면 초록 루바브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루바브에 대한 영국인의 사랑은 유별난데요. 새해가 되자마자 재배가 까다로운 Forced Rhubarb가 고가에 유통됩니다. Forced Rhubarb는 겨울 동안 빛이 완전히 차단된 비닐하우스에서 정성스럽게 재배되며, 수확도 한밤중에 촛불만 켜고 끝낸다고 합니다. 단맛이 강하고, 풋내나 섬유질이 거의 없어 고가에도 인기가 높습니다. 아쉽게도 미국에선 Forced rhubarb를 찾지 못했지만, 일반 루바브는 파머스 마켓이나 Whole Foods 같은 그로서리에서 6월 말까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또 다른 봄철 대표 과일인 딸기와 함께 졸여 잼이나 타르트를 많이 만들고, 영국은 루바브 요리에 알싸하고 향긋한 생강을 자주 같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미국도 유럽처럼 딸기-루바브 파이가 가장 대중적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딸기-루바브 파이 대신, 루바브-블루베리 갈렛 만들기에 도전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프랑스에서 ‘Tarte Rustique’, 즉 ‘투박한 타르트’라고도 불리는 갈렛은 반죽이 까다로운 파이보다 훨씬 만들기가 쉽고, 투박하지만 고급스러운 매력이 있는 디저트입니다. 갈렛 도우를 만드는 대신 시판 파이 도우를 사용하면 더욱 빠르고 손쉬운 디저트를 완성하실 수 있습니다. 

루바브-블루베리 갈렛(Rhubarb-Blueberry Galette)

INGREDIENT

  • 갈렛 도우(아래 레시피 참조 혹은 시판 파이 도우 사용)
  • 아몬드 필링: 아몬드 가루 60g, 설탕 60g, All-purpose flour 1tbsp, 시나몬 가루 1½ tsp
  • 루바브 필링: 루바브 250g(굵은 것은 세로로 반을 가르고, 2cm 정도로 잘라 준비), 블루베리 120g, Granulated Sugar 100g, 콘스타치 1tbsp, 작은 오렌지 1개 분량의 Zest, Crystalized Ginger 40g(잘게 자른 것)
  • 계란물: 계란 1개(풀어준 것), 물 2 tsp
  • Raw Sugar(굵은 비정제 설탕) 혹은 일반 White Sugar 1 tbsp

RECIPE

  1. 오븐은 400F으로 예열합니다. 
  2. 냉장고에서 꺼낸 갈렛 반죽을 10분 정도 놓아둔 후에 반죽 아래와 윗면에 파치먼트를 깔고 밀대로 지름 38cm(15인치), 두께 3mm의 원형으로 밀어줍니다. 
  3. 윗면 파치먼트만 제거한 반죽을 그대로 베이킹 시트에 담습니다. 
  4. 반죽 위에 아몬드 필링을 고르게 뿌립니다. 
  5. 반죽 가장자리 2cm 정도를 남기고 루바브 필링을 올립니다. 반죽 가장자리를 안쪽으로 살짝 겹치듯 접어줍니다. 
  6. 계란물을 반죽 가장자리에 붓으로 바른 후 굵은 설탕을 뿌려줍니다(갈렛 도우가 너무 물러졌다 싶으면 냉장고에서 30분~1시간 정도 휴지합니다). 
  7. 오븐에 갈렛을 넣고 크러스트가 옅은 갈색을 띨 때까지 40분 정도 구워줍니다.
    8. 갈렛이 식으면 잘라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휘핑한 생크림을 곁들여도 좋습니다. 

*Tip: 초여름엔 살구, 한여름엔 복숭아나 블루베리, 가을엔 사과나 서양배로도 맛있는 갈렛을 만들 수 있으니, 계절마다 제철 과일로 맛있는 갈렛 만들기에 도전해 보세요.

갈렛 도우

INGREDIENT

All-purpose flour 185g, 소금 ¼ tsp, 베이킹파우더 ⅛ tsp, 크림치즈 85g, Unsalted butter 120g(2cm로 잘라 냉장고/냉동고에서 30분 휴지), 헤비크림 3~4 tbsp, 애플 사이더 식초 2 tsp

RECIPE

  1. 밀가루, 소금, 베이킹파우더를 푸드프로세서에 넣고 30초 정도 섞은 후 크림치즈를 넣고 25초 정도 더 돌려서 빵가루 정도의 질감이 되도록 합니다. 
  2. 차가운 버터를 넣고 버터가 완두콩 크기가 될 때까지 pulse 기능으로 5초 간격으로 돌립니다.
  3. 헤비크림과 식초를 넣고 섞다 어느 정도 한 덩어리가 되면, 도마로 옮겨 손으로 뭉쳐가며 지름 20cm 정도의 원형 반죽으로 만듭니다. 
  4. 지퍼백이나 랩에 싸서 냉장고에서 1시간 정도 휴지합니다(반죽은 3일까지 냉장 보관할 수 있습니다).

Written By

Ashley Chung 

10년째 일주일에 한 번 사우어 도우와 디저트를 굽고, 식도락과 와인, 여행을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요리를 좋아하는 동갑내기 남편과 파머스 마켓을 돌며 재료를 고르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지인들과 디너 파티를 준비하는 것이 매 주말의 일상이자 즐거움입니다.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세계 각지의 다이닝 문화와 관련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로컬 파머스 마켓의 제철 식재료 위주로 요리하며 레시피를 나누고 있습니다. Wine & Spirits Education Trust(WSET) Level 3를 이수했으며, 다년간 와인 수입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통해 다가가기 쉬운 와인 상식과 음식 페어링도 함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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