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그리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어느 도시보다 떠들썩한 10월, 11월을 지나 전세계에서 가장 떠들썩한 12월의 원더랜드가 올해도 어김없이 뉴욕을 찾아왔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계에 더욱 감사하고 친구, 연인, 가족과의 추억을 만드는데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시즌에도 매해 같은 해처럼 이 때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릴 적 추억을 되새기거나, 어린 아이들에게 물으면 엄마 아빠랑 동물원이나 놀이공원 갔던 날, 함께 첫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은 날 등을 특별하게 기억하곤 한다. 함께 추억을 만든다는 건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감을 열고 아름다운 것을 같이 공감하며 그 시간과 경험을 나누어 갖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때문에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뉴욕 시티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Nutcraker)”이라던가 라디오 시티 로케츠(Rockettes) 무용단의 “크리스마스 스펙타큘러(Christmas Spectacular)” 같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겨냥한 공연들이 늘 인기만점인 이유일 것이다. 이런 공연들과 더불어 조금 더 특별한 홀리데이와 연말연시의 추억을 만들고자 한다면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이 이끄는 링컨 센터의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글, 사진   Windy Lee  에디터

샤갈 _ "The Magic Flute" @Photo courtesy of The Metropolitan Opera Archives
샤갈 _ "The Magic Flute" 배경막 @Photo courtesy of LACMA
"Der Rosenkavalier" @Photo courtesy of The Metropolitan Opera Archives

오페라는 무대, 의상, 오케스트라, 가수들의 노래, 풍자적 이야기 같은 기본 요소 외에도 100년 이상 된 오페라 하우스의 건축미, 발코니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예술품, 붉은색으로 장식된 외부 계단과 내부 객석, 오페라 하우스 내 작은 박물관 등 명절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우리의 오감을 활짝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12월과 1월에 메트로폴리탄 시즌 오페라는 모짜르트의 “마술피리”(The Magic Flute)와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Der Rosenkavalier), 차이코프스키의 “스페이드의 여왕”(The Queen of Spades) 등이 공연된다. 비싼 비용이 부담된다면 시즌이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식 사이트(Me-topera.org)에서 러쉬 페이지를 찾아 러쉬 티켓 구매에 도전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당일 저녁 공연은 정오에, 오후 공연인 마티네(Matinees)는 공연 네 시간 전에, 일요일 공연은 오후 2시에 이용 가능한 러쉬 티켓을 25불에 선착순으로 온라인에서만 최대 2매까지 일주일에 딱 한 공연에 한해 구매할 수 있다. 가족 섹션 (Family Circle)과 스탠딩 룸(Standing Room)에도 비교적 저렴한 티켓 옵션도 있으니 링컨 센타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  확인해 보기 바란다. 또한, 링컨 센터 근처에 위치한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아트리움 주커 박스 오피스 (David Rubenstein Atrium Zuker Box Office)에서도 당일 공연과 익일 낮 공연 일정 좌석들을 정가 보다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Le Nozze di Figaro" @Photo courtesy of The Metropolitan Opera Archives

이 공연들 중에서도 20세기 표현주의 대표 화가 마크 샤갈(Marc Cha-gall)이 사랑했던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는 미술과 음악 두 분야의 세계적인 거장의 예술 세계를 넘나들며 감상할 수 있는 더욱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마크 샤갈이 1964년 루돌프 빙 단장의 위임으로 링컨센터에서 초연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세트와 의상을 디자인하고, 당시 건축 중이던 링컨센터의 오페라 하우스 양면 파사드에 설치될 벽화를 의뢰 받아 그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탄생된 것이 바로 마크 샤갈의 불후의 명작으로 불리는 세로 36피트, 가로 30피드에 달하는 오페라당 오른쪽 측면의 붉은 배경에 “음악의 승리”(The Triumph of Music)와 왼쪽 측면 노란색 배경의 “음악의 원천” (The Sources of Music)이다. “음악의 원천”은 다윗왕이 음악가, 동물들과 천사들에 둘러싸여 하프를 연주하고 있는 옆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음악의 승리”는 회오리 바람 속에서 승리를 거둔 천사가 부는 나팔 뒤로 휩쓸린 음악가, 오케스트라, 무용수, 상상의 동물들이 보여진다. 이 두 작품은 모짜르트에 대한 샤갈의 경외와 애정이 그가 작업한 “마술피리” 세트와 의상만큼이나 크게 묻어났다고 볼 수 있다. 샤갈은 모짜르트가 사망하기 2개월 전부터 그의 “마술피리”를 언급하며 “완벽함이 죽음에 가깝다”고 했으며, 자신에게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것은 성경과 <마술피리> 둘 뿐이라며 모짜르트 작품에 대한 경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년 전 MOMA와 LACMA에서 열린 샤갈전을 통해 부각된 적이 있지만 샤갈의 미술 세계의 출발은 오페라와 발레 극장이였다. 그가 스무살 때 러시아 상트에서 나온 학교도 시어터 아트 스쿨이였으며, 그의 스승도 극장가에서 명성이 자자한 무대 및 의상 디자이너 레옹 박스트(Leon Bakst)였다. 모짜르트의 음악을 경외하여 그의 작품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냈으며, 또한 이 외에도 그만의 차별화되고 몽상적인 회화 걸작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바탕에 수많은 오페라와 발레 무대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다. 어두운 무대 뒤에서의 그의 오랜 경험들이 귓가에 흐르는 음악을 타고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그의 붓끝에 머물렀으리라. 

 

 ” The Triumph of Music”, Marc Chagall @Photo courtesy of The Metropolitan Opera Archives

 ” The Sources of Music”, Marc Chagall @Photo courtesy of The Metropolitan Opera Archives

비록 샤갈이 발견하고 표현해낸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의 컨셉은 완벽에 가까운 우울함이였지만 이번 홀리데이에 링컨 센터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서면서 샤갈의 색체에 실린 모짜르트의 선율을 느끼며 오페라 한 편, 특별히 “마술피리”는 관람해 보는 건 어떨까? 러시아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나 세계 대전과 러시아 혁명이라는 거센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유럽과 미국 전세계를 유랑하며 이데올로기와 일상을 맞바꾸며 신체적 정서적 격변을 겪는 고단한 삶을 살았던 샤걀이지만, 이로 인해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림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이 작가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던 그다. 오페라 하우스 외벽에 걸린 두 작품과 그가 완벽하다고 칭했던 모짜르트의 “마술피리”는 12월의 추억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The Queen of Spades" @Photo courtesy of The Metropolitan Opera Arch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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