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Me Your Heart Foundation, Heather Choi 대표

세밑이 다가오면 곳곳에 기부와 나눔 소식으로 세상이 훈훈해진다. 근대사를 통해 배웠던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라는 말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보는 때이기도 하다. 원래 노블레스는 ‘닭의 벼슬’을 의미하고 오브리제는 ‘달걀의 노른자’라는 뜻으로, 이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닭의 사명이 자기의 벼슬을 자랑함에 있지 않고 알을 낳는데 있음을 시사한다. 기부란 그런 것이다. 비록 우리가 근대사회의 귀족은 아니라 할지라도 단순한 나눔을 넘어서는 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기부다. 맘앤아이는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에 보다 의미있는 기부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다. 자신의 것을 누리기보다 오히려 사회에 환원하며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헌신할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세상의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이 더 나은 세계로 도약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 Heather Choi , Show Me Your Heart(SMYH) Foundation 대표가 바로 그다.

인터뷰, 글 최가비 에디터 사진 도유진 작가 

Heather Choi, SMYH 대표는 예원예고를 졸업하고 맨하탄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재능있는 음악학도였다. 어린시절부터 삶의 일부였던 바이올린을 지금은 자주 꺼내들지 못하지만, 아직도 무대가 몹시 그리운 아티스트다. 지난 2008년 사랑하는 외아들 유진(당시 15세)군을 뇌종양으로 잃기 전까지 그녀는 자신이 연주자로 살 것이라 굳게 믿었다. 아들이 10살 무렵이던 크리스마스날 아침, 가벼운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진료를 갔다가 암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고 5년을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지10년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상실의 아픔은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는 새로운 문이었고, 그녀는 실의와 좌절 대신 그 문으로 당당히 들어서기를 택했다. 아들의 병상을 지켰던 오랜 간병의 시간을 통해 그녀는 이 전에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았고, 외롭고 힘들었던 고통을 경험하며 삶의 새로운 목표를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아들 대신 세상 모든 아이들을 가슴으로 안을 수 있게 되었다.

고통과 슬픔을 당한 자들은 그 고통과 슬픔을 당한 자로서의 합당한 자세를 암묵적으로 요구받는다. 말하자면 겪은 고통의 무게를 그대로 진 채로 항상 슬픔에 젖어 지내기를 바라는 악의적인 기대가 있다. 지독히 몹쓸 집단무의식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 아픔 가운데서 우뚝 섰고, 이제는 고통과 아픔을 지닌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Wounded Healer 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를 이끄는 역량있는 지도자로 건강한 리더쉽을 발휘해 나가고 있다. 그녀가 이사로 몸담고 있는Hackensack University Medical Center, Newark School of the Arts 그리고 지난해에 설립한 비영리단체 Show Me Your Heart(SMYH)를 통해 그간 어떤 활동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비전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SMYH는 어떤 단체인가?

H.C: SMYH  2017년에 설립한 비영리 단체인데, 일반적으로 비영리단체라고 하면 특정 Categories 가 있다. 일테면, 미혼모를 지원하는 단제, 장애아동을 후원하는 단체 등 나름의 Character가 있는데, SMYH 는 그런 특정한 Categories 를 규정하지 않고,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 및 비영리 여러 단체들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곳이다. 예술, 종교, 커뮤니티 혹은 개인, 단체 등 대상에 제한을 두지않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진심(Heart)과 열정이 보이고, 그것이 사회에 공헌하고 기여하는 일이라면 SMYH가 가진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다 동원해서 후원하고 지원한다. SMYH의 가장 큰 미션은 SMYH 스스로가 어떤 유익을 얻기보다는 도움과 지원이 필요한 곳에 모든 베네핏을 베풀고 제공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다른 비영리단체 및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해서 가장 효율적인 사회 기여의 효과를 얻기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특정한 사람들의 임무나 특권이 아니다. 그것은 내 안에 있는 사랑의 표현이며, 사랑은 남에게 흘러가야 하는 것이고, 또 확대재생산 되는 힘이 있기 때문에 SMYH의 열정과 활동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으로 일하고 있다.

 

 
링컨센터에서 밀알기금모금 음악회 ▲
생일파티에서 지인들과 ▲
엘리스 아일렌드상 수상 후

SMYH의 다양한 이벤트 소개

SMYH의 연간 이벤트는 여러 분야로 다양한데, 도전과 희망, 그리고 나눔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늘 구상, 기획하고 있다. SMYH의 2018년 이벤트로는 몇 번의 콘서트, Holiday with Heather Cocktail Reception, K-Wave at Newark Museum 등이 있고, Flower & Ladies, Happy Days & Good Friends 그 외 다수가 있다. 그 중에서도 Heather’s Valentine Hat Luncheon은 올해로 네번째를 맞이했다. 이 행사는 매년 발렌타인데이에 드레스 코드로 한껏 멋을 부린 동네 사람들을 우리집으로 초청해 점심을 같이 하고 재즈 밴드의 연주를 감상하며 교제하는 이벤트다. 그 곳에서 마련한 기금으로 헤켄섹 대학병원에 두 대의 피아노를 기증했다. 또 SMYH 주최, 헤켄섹 대학병원에서 하는 아동 미술대회가 있다.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로 나눠서 진행했는데 각 부서마다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학생에게 상금 500불씩이 전달된다. 내년부터는 유치부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그리고 아들의 병고 경험이 장애아동과 그 부모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는데 지난 5월, 밀알선교단체를 위한 기금마련 콘서트를 가졌으며, 곧 밀알 갈라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Ladies Power Luncheon 이벤트는 사회 다양한 분야, 즉 법률, 정치, 금융, 외교, 저널리스트 등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더들을 초대해서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을 독려하고 서로 소통하는 이벤트다. 그 외 소개할 것 이 너무 많지만 지면은 한계가 있으니, SMYH 웹페이지를 통해 보셔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올해는 다양한 행사가 많았고 보람도 컸다. 특히 내가 이사로 몸담고 있는 뉴왁 아트스쿨에 봉사어워드를 만들었는데, 실은 많은 한인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위해 만들어었다고 할 수 있다. 또 Korean Week을 진행해서 일주일 동안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전하는 이벤트를 했는데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뉴왁 아트스쿨은 줄리아드, 맨하탄 음대, 메네스 등에서 가르치는 훌륭한 분들이 Faculty 로 일하고 있고, 학비보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좋은점들을 한인학부모님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다. 또 가능하면 포트리 쪽에 브랜치를 오픈해서 한국학생들이 좋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이사로서의 노력을 기우리고 있다.

▲ Newark musium annual gala ( I throw ladies luncheon with Kathy Grier-prudential vice chairman ‘s wife )
annual 기금모금파티에서 사랑하는 남편 -최민기전문의-이자 가장 큰 후원자와 함께
▲ Power Ladies Luncheon at Trump Country Club-December 20th is the next one
HHackensack Medical school 앞에서 병원장님과 파트너 그리고 의과대학부학장님
▲ Newark school 기금마련 행사 -Jazz Band 와 함께

헤켄섹 대학병원 이사(Hackensack Medical Center Board Member of Trustees)이자 어린이 병동 자문위원(Children’s Hospital Advisory Board Member)으로 활동하게 된 배경

헤켄섹 병원과의 인연은 아무래도 아들때문이다. 갑작스런 아이의 병고로 소위 뉴욕 최고의 병원은 다 다녔다. 뉴욕에 있는 병원에는 물론 훌륭한 의료진들이 있지만 일단 환자들이 너무 많고, 그에 반해 시설은 그리 훌륭하지 못하다. 몇차례 수술과 치료를 병행하다 뉴저지 헤켄섹 병원으로 옮겨왔는데, 스태프들이 너무나 친절하고 모든 시설들이 현대적으로 업데이트 되어있었으며, 병원이지만 조용하고 아늑해서 뭔가 마음에 안정을 주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큰 신뢰가 생겼다. 흔히 한인들은 가족 중에 아픈 환자가 생기면 당연히 뉴욕으로 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뉴저지에 있는 병원, 특히 헤켄색 대학병원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의 간병은 힘들고 외롭고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런 중에도 아름다운 기억, 소중한 추억들이 남아있을 정도로 좋은 인상을 주었던 병원이다. 이후 내가 AWCA 회장을 하고있을 당시 한 이벤트에서 내가 하는 연설을 들은 헤켄섹 병원장이 이사직을 제안해왔다. 사실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한차례 고사했지만 거듭 요청이 있어서 마침 좋은 Impression을 갖고있던 터라 이사로 일하게 되었고, 지금도 애정을 쏟고 있다. 아들의 병고를 겪었기 때문에 아파서 고통받는 환자나 그 가족들이 얼마나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아무래도 병원일에 더 많이 Involve 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세튼홀과 헥켄섹 메드리안 의과대학 설립에 장학기금으로 300만불을 쾌척

나는 이런 일을 할만큼 부자가 아니다. 그러나 다른걸 줄여서라도 아이들의 학업을 지원하는 일에 마음을 보태고 싶었다. 훌륭한 한인 의대생들을 양성하고, 이들의 미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장학기금을 기탁했고, 이 장학금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한인 의대생들을 위한 특별장학금으로 쓰여질 것이다. 특히 이 학교는 3년제 프로그램이라 경쟁이 치열할 것이고 입학 또한 쉽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이미 학교가 가진 재정이 넉넉하기 때문에 등록금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적고, 또한 헤켄색 병원이 같이 있는 구조라 졸업 후 바로 병원으로 취업할 수 있는 베네핏이 있다. 특히 남편(최민기, 척추, 재활 전문의)이 정교수로 재직하고 있기 때문에  한인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많은 한인자녀들이 좋은 환경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며 공부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렇게 되기까지 어린 학생들을 후원하고 지원해줄 생각이다

2017년, 미국 이민자들의 최고 영예인  엘리스 아일랜드상 (Ellis Island Medal of Honor) 수상

엘리스 아일랜드 상:소수민족연대협의회(NECO)가 제정한 상으로 미국 이민자나 이민자 가족 출신 중 사회 발전에 공헌한 사람을 매년 선정해서 수여하고 있다. 역대 수상자들 중에는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등 전 대통령 및 힐러리 클린턴 전 연방국무장관 등 유명 정치인, 노벨상 수상자와 사회 활동가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수상자들의 이름이 연방 하원과 상원의 의회 기록에 남는다고 알려졌다.

너무나 영예로운 상이다. 수상 사실을 알았을 때 정말 기뻤다. 그저 단순한 기쁨이 아니라, 내게 큰 의미와 도전을 안겨준 하나의 계기가 된, 말하자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중간평가와 같은 상이었다. 일을 하다보면 때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내 능력만으로는 힘에 겨운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럴 때는 객관적인 평가와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 상을 계기로 내가 가는 이 길이 바른길이며, 내가 현재 하고있는 모든 일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는 확신이 들었다. 상을 수상하기 전이나, 후나 나는 동일한 사람인데 주변에서는 좀 다른 시각으로 나를 본다는 것을 느꼈고, 그래서 내가 하는 일에 더 큰 확신이 생기고, 무게가 실려서 일에 대한 신념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상을 수상하고 나서 초심을 잃지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우리는 이민을 온 소수민족이다. 이민이란 스스로가 선택한 삶이기에 우리 스스로가 정진해서 미 주류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나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한인사회를 위해, 특히 한인아이들을 위해 더욱 큰 일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앨리스 아일랜드 상은 내가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용기와 격려를 가져다 주는 그런 상이었다.

한인사회 최초 사회봉사단체 AWCA 회장, 뉴왁 아트스쿨 이사, 헤켄색대학병원 이사, 뉴왁뮤지엄 담당 이사, SMYH 대표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한 소회

아이를 보내고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아마도 그 많은 일들은 상실의 아픔을 견디게 해주는 도구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릴적에는 미래에 대해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되는, 말하자면 Hunger 가 없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 그 현실로 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일을 해오는 과정들을 통해 삶이 뒤바뀌게 되었다. 예전에는 감사하는 마음도 없었고, 사실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지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다. 그러나 아픔을 겪고 나니 세상 모든 것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었고, 소소한 일들이 다 감사했다. 아들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되었으니, 이 모든 것들은 유진이가 준 선물이라고 믿고 싶다. 그동안 해왔던 모든 일이 다 나름의 결실이 있었고, 또 내가 그 많은 일에 Involve 할 수 있었다는 사실, 지금까지 In Charge 해서 이끌어 갈 수 있음에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다. 놀라운 것은 일을 하다보면 혼자 감당하기 버거울 때가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 때마다 훌륭한 분들이 나타나 큰 도움을 주고있다. 일일이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도움을 주신 주변 모든 분들께 고맙고 감사한 마음 전하고싶다.

비영리단제 대표로서, 또 나눔과 기부를 선도하는 사회리더로서 앞으로의 계획

SMYH의 이벤트 중에 Luncheon and Power 라는 행사가 있는데, Bedminster에 있는 Trump National Golf Course 에서 갖는다. 사실 더러 사람들이 내가 트럼프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지를 묻곤한다. 트럼프가 운영하던 골프 클럽의 초창기 멤버로 그와 친분을 쌓았는데 정치적인 관점을 떠나 그가 비즈니스맨으로서 우리에게 너무나 친절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활동들이 한 커뮤니티가 체계와 시스템을 갖추고  미 주류 사회로 이어주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한류가 세계를 흔드는 이 시류에 맞게 한인들의 위상도 지금보다 더 높아져야 하고, 많은 한인자녀들이 미 주류사회로 진출해서 민족의 자긍심을 지키며 당당히 살 수 있도록 우리 1세들이 다방면으로 그들을 도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차원에서 SMYH의 책임감이 무겁다고 느낀다. 사실 비영리 단체에는 유독 여성리더들이 많다고 한다. 아마도 여성이 가진 깊은 사랑과 다양한 관계들을 섬세하게 이어주는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리더 1세대들이 사회복지의 외길을 걸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목적과 배경으로 복지, 교육, 문화, 환경, 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활동이 가능해졌다. SMYH가 어느 정도 시스템을 갖추었으니,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분야로 활동범위를 넓히며 사회에 기여하고 공헌하는 단체로 키워가고 싶다. 사실 한인 커뮤니티의 기부 문화나 남을 섬기는 봉사활동은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이것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역설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그 잠재력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SMYH 를 이끌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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