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희 교수의 영재교육
기획 맘앤아이 편집실 글 조석희
맘앤아이에서는 교육 특별 기획으로 세인트 존스 유니버시티(St. John’s Universit)의 조석희 교수의영 재교육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사춘기 자녀 교육에 관해 질문하고 그 답변을 들어 봅니다 .
조석희(Seokhee Cho)_St. John’s Univ. 교수
1986-2006년까지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센터 소장으로 20년 간 재직하며,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기 여했다. 2007년부터 뉴욕 Queens 소재의 St. John’s University에서 정교수로 재직중. 2010년-2022년 동안 미국연방정부로 부터 세 번에 걸쳐 지원받은 연구비로 뉴욕시와 롱 아일랜드 소재 초등학교의 이민자 자녀 중 K-2학년의 영재들을 대상으로 방 과 후 수학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Chos1@stjohns.edu
Q 우리 아이는 공부도 열심히 하며 부모님이 지도하고 요구하는 대로 잘 따라주었습니다. 그런 아이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반항적인 말과 행동이 부쩍 심해졌습니다. 이제까지 그런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태도가 바뀌니 부모로서는 당황스럽고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말도 잘 듣고 모범적이다가 사춘기가 되면서 갑자기 반항적으로 바뀐 아이-.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요?
A 모든 언행이 모범적이고, 차분하며 부모의 말씀을 잘 듣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부모에게 반항적인 행동을 했다면, 부모가 이를 받아 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자녀의 반항적인 언행에 가장 흔한 반 응은 화를 내면서 아이를 야단치는 것입니다.
“이 녀석이 어디서 엄마, 아빠가 말씀하시는데 큰 소리로 대들어?”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좀 더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다음부터는 그러 지 않겠다는 다짐을 아이에게서 받아내기 위해 애를 쓰는 것입니다.
“ 다음부터 한 번만 더 그런 식으로 행동했다간 봐라. 가만 놔 두나. 다 음부터는 그렇게 행동하면 안 돼. 알았지? 빨리 대답해.”
또는 부부간에 연합을 하여 아이에게 장시간에 걸친 연설을 시작하 기도 합니다.
“ 자, 이리와 앉아. 너 요새 왜 그러니? 말 좀 해 봐. 아빠 엄마가 너 필 요하다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해주고 있잖아. 너는 공부만 하면 되는 데, 무엇이 불만이니?”
하지만 이렇게 한참을 연설을 하고 나도 며칠 안 지나 아이는 같은 반 항적인 행동을 되풀이합니다. 이런 식으로 아이가 부모에게 협조적이 지 않을 때는 부모로서는 절망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부모의 지시나 요구에 대해 반항적인 행동을 하거나, 사춘기 적(?)인 행동을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자신에 대한 불만입니 다. 어려서는 자녀가 자신에 대한 불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외모, 능력, 가족 등 자신과 관련된 여러 가지에 대해서 불만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자신에 대한 불만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 아이가 부모의 지시나 요구에 대해 반항적인 행동을 하거나, 사춘기적(?)인 행동을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자신에 대한 불만입니다. 어려서는 자녀가 자신에 대한 불만이 없었습니다 .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외모, 능력, 가족 등 자신과 관련된 여러 가지에 대해서 불만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 자신에 대한 불만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이 때, 아이들의 반항적인 언행을 고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 엇일까요? 결코, 훈계가 아닙니다. 화를 내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물론, 그 행동이 옳지 않다고 지적을 해줄 필요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에는 반드시 자녀의 자아개념, 자존감, 자신감을 긍정적으로 키워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장점, 강점을 부각시켜서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해주고, 가능한 한 여러 사람들이 이를 인정해주고, 공유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자녀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봅니다.
“ 너 요즘 뭔가 자기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구나. 자신을 싫어하 고 미워하면 좋은 말, 좋은 행동을 하기가 어렵지. 너는 사실 훌륭하 고 멋있는 사람이야. 그런데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구나. 그러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단다.”
이 말을 듣는 아이는 자기 귀를 의심할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장점 을 부각시키는 말을 다양하게 예를 들어가면서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 다. 자녀는 자신의 장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부족한 점, 좋지 않은 점을 더 많이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네가 어떤 점에서 훌륭하고 멋있는지, 내가 이야기 해 볼까?”
이 때, 사소한 장점들을 빠뜨리지 않고 이야기 해주고, 근거를 구체적 으로 대가면서 말해 주면 더 좋습니다.
“ 너는 참을성이 많아. 네가 5살 때 병원에 갔을 때, 간호사가 주사를 놓 았는데, 너는 울지를 않았어. 그냥 잠깐 얼굴을 찡그리더니 어느새 장 난감을 갖고 놀기 시작하더라구.”
만약 그 자리에 다른 식구들까지 동원할 수 있으면 효과가 더 큽니다. 작은 아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를 함께 자리에 하도록 합니다. 그 자리 에 불러들일 사람이 없다면 전화로라도 연락을 하면 좋습니다.
“작은 애야, 형이 자신에 대해서 매우 불만인 모양이다. 부탁이 있는 데, 형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말해 주면 좋겠구나.”
이렇게 해서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돌아가면서 반항적인 행동 을 했던 자녀의 장점, 특기, 좋은 점을 말하게 합니다. 예를 들면, 식성 이 좋아 아무 음식이나 탓하지 않고 잘 먹는다, 건강해서 병이 잘 나 지 않는다, 외모가 번듯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잘 해준다, 물건 정리를 잘 한다 등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더 잘하는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가장 효과가 큰 방법은 자녀의 친구들을 불러모아 자녀의 좋은 점을 한 가지씩 말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장점을 자신이 인 정 받고 싶은 집단인 친구들에게서 들을 때, 자녀의 자신에 대한 불안 감, 그로 인한 불만은 눈 녹듯 사라지고, 그 자리에 자신감이 생겨 납 니다. 생일을 맞아 자녀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하도록 합니다.
이후로도 가끔 자신의 능력이나 미래가 불안하고 걱정될 때, 당신의 자녀는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해준 말을 상기하게 될 것입니다. “맞아. 그래, 나는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야. 열심히 해야지. 잘 할 수 있을 거 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부모가 힘든 요청을 해도 잘 이해 하고 협조할 수 있는 태도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