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한인 뮤지컬 배우들이 터놓는 삶과 뮤지컬”

My Way, Broadway!

게스트 임규진(Q.Lim)∙ 다니엘 에드워드(Daniel J Edwards)∙ 황주민(Joomin Hwang )∙ 이리나(Lina Rose Lee) 진행 심혜진∙황은미 헤어, 메이크업 Tie the Knot 유해경 원장 글,정리 양현인 에디터

코로나 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브로드웨이 역사 최초 전례 없는 휴지기를 맞게 되었다.그러나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에 당당하게 올라 꿈을 펼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인 배우들의 빛나는 열정과 도전은 팬데믹도 막을 수 없는 것 같다.창간 21주년을 맞이해 전격 문을 연 맘앤아이 스튜디오에 ‘별’처럼 빛나는 꿈을 이루고 있는 브로드웨이 스타들이 모였다.

심혜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국 인으로 브로드웨이를 당당히 빛내고 계 신 뮤지컬 배우분들을 이렇게 한자리에 서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먼저 대 표작과 함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 리겠습니다.

임규진 뮤지컬 ‘판타스틱스 (Fantasticks)’ 의 주인공이자 브로드웨 이 ‘왕과 나(The King and I)’에서 주역 으로 공연한 현역 뮤지컬 배우입니다. 이외에도 한국인 최초로 디즈니 뮤 지컬 뮬란, 쟈스민, 포카혼타스 역을 맡 아 열연했습니다. 옆 자리에 있는 다니 엘 배우와는 부부입니다.

다니엘 뮤지컬 배우이자 성우로 활동 하고 있습니다. 유희왕과 포켓몬 등 수 많은 애니메이션에서 등장인물들의 목 소리를 연기했습니다. 브로드웨이 ‘왕과 나(The King and I)’의 전국 투어와 토 니 상 수상작 ‘애니씽 고우즈(Anything Goes)’의 단원으로도 활동하였습니다.

이리나 뮤지컬 ‘애니띵 고우즈(Anything Goes)’에 출연하였고 ‘미스 사이공(Miss Saigon)’에서 ‘미스 차이나타운’ 역과 뮤지컬 ‘그린카드 (Greencard)’에서 주인공 한의 엄마 역 등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 뮤지컬 배우입니다.

황주민 ’더 프롬 브로드웨이(The Prom Broadway)’로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뮤지컬 배우입니다. 또한 영화로도 활동영역을 넓혀 영화 ”어쩌 다 로맨스(Isn’t It Romantic)’와 올해 여름 개봉 예정인 뮤지컬 영화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에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황은미 말 그대로 품은 꿈을 현실에서 이루고 계신 멋진 분들이라는 생 각이 듭니다. 언제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꾸시게 되셨나요? 아주 어린시절 부터 배우를 꿈꾸신 분도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다니엘 네. 저는 정말 어린 시절부터 배우를 꿈꿨어요. 5-6살쯤에 오 래된 텔레비전 뮤지컬 버라이어티 쇼인 ‘로렌스 웰크 쇼(The Lawrence Welk Show)’를 보게 되었어요. 그 쇼에는 ‘아서 던컨(Arthur Duncan)’ 이라는 대단한 탭 댄서가 출현했는데요. 그의 놀라운 리듬감과 움직임을 보았을 때 마치 그의 춤이 저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뮤 지컬 배우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임규진 전 처음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 꾸지는 않았어요. 발레리나가 되고 싶 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중학교 때 발목 을 다쳤어요. 더 이상 발레를 할 수 없다 는 것을 알고는 한동안 꿈을 찾지 못했 습니다. 그러다 진로고민에 여념이 없 던 고3시절 어느 날, 어린시절 본 뮤지컬 ‘42번가’가 생각났어요. 춤과 노 래 연기를 하며 무대에 서는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이 새로운 꿈으로 다시 가슴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리나 어릴 때 저는 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했어요. 그 때 동화구연을 하 게 될 기회가 있었는데, 연기를 하며 얼마나 즐겁고 행복했는지 몰라요! 신이 나서 연기하는 저의 모습을 보고 실장님께서 ‘리나야 너는 뮤지컬 배 우를 하는게 어떠니?’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아마 그때부터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를 꿈꾸게 된 것 같아요. 저를 알아봐 주시고 큰 꿈을 심어 주 신 엄정화 실장님께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

황주민 저는 원래 브레이크 댄서였습니다. 어린시절에는 내성적인 아 이였는데 춤을 추며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춤 추는 것을 좋아하는 이 유는 춤을 출 때는 정말 시공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에요. 브 레이크 댄서로 활동하던 중 런던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를 봤는데 극중에서 빌리가 ‘춤을 왜 추니?’ 라는 질문에 저와 같이 ‘춤을 출 때면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고 몸에 전기 가 흐르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거에요.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멋 지게 연기도 하며 노래까지 하는 ‘빌리’에게 반한 것이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입니다.

심혜진 정말 드라마 같은 이야기네요! 어릴 적 가진 꿈을 차근히 현실 로 이루어 낸 분들도 계시고, 또한 원래는 다른 꿈을 꾸었지만 예상치 못 하게 마주한 여러가지 상황이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더 멋 진 꿈을 향하여 도전하여 끝내 꿈을 이루어 내신 여러분들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줍니다.

황은미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자신 이 세운 목표에 차질이 생겨 조금은 힘이 빠진 많은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리라 생각됩니다. 다음으로는 가장 기억에 남 는 출연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볼게요.

황주민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역시 브로드웨이 데뷔작인 ‘더 프롬 브로드 웨이(The Prom Broadway)’인 것 같아 요. 춤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노래와 연 기는 늘 어려운 숙제와 같았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부하 지만 실력은 원하는 만큼 늘지 않는 것 같아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어 요.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이 작품으로 꿈의 무대인 브로 드웨이에 데뷔했을 때는 정말 모든 것을 보상받은 것과 같은 기분이었 어요.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임규진 ‘판타스틱스(Fantasicks)’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비교적 늦 은 나이에 뮤지컬을 전공하게 되었다 보니 미국에 처음 오게 되었을 때 는 영어와 노래에 자신감이 많이 없었어요.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피 나는 노력을 했고 졸업한지 얼마 안 되어 동양인 최초로 이 작품의 여 주인공으로 발탁되었어요. 저에게 많은 자신감을 준 소중한 작품입니 다. 또한 오랜 꿈이었던 디즈니 크루즈 라인에 합류하여 뮬란, 재스민 포카혼타스 등의 타이틀 롤을 연기했을 때에도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

다니엘 뉴욕으로 이주하여 처음으로 한 브로드웨이 공연 ‘애니씽 고 우즈(Anything Goes)’가 생각납니다. 이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뮤지 컬 배우로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또한 와이프인 임규진 배우와 함께 출현한 ‘미스 사이공(Miss Saigon)’과 ‘왕과 나(The King and I)’는 배우 부부가 한 무대에 설 수 있었던 특별하고 소중한 작품입니다.

이리나 저는 미국에 와서 처음으 로 했던 뮤지컬 ‘정글북(The Jungle Book)’이라는 작품과 최근에 한 공연 ‘가이즈 앤 돌즈(Guys and Dolls)’ 라 는 작품을 꼽고 싶어요. 특히 ‘가이즈 앤 돌즈(Guys and Dolls)’는 저의 교 수님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었던 큰 행운이 따라준 작품이에요. 스승과 함 께 공연을 하게 되다니, 그동안 배워 온 것들을 실제 무대에서 관객 여러분 께 함께 선보일 수 있었던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황은미 이렇게 다양한 작품 속에서 우리 한인 배우들이 주역이 되어 브로드웨이 무대를 빛내고 있다니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심혜진 정말 멋집니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오디션’ 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지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오디션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임규진 저는 오디션을 앞두고 많이 긴장을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실수한 적이 많은데요. 특히 아직 배우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에는 새벽 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침 일찍 진행되는 오디션에 가야하기도 했어요. 잠을 너무 못 잔 탓인지 수천번도 넘게 연습한 노 래가사가 현장에서 갑자기 기억나지 않았던 경험이 생각납니다. 참 많이 속상했지만 이로 인해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 요. 그리고 오디션을 두고 긴장을 하지 않는 남편 다니엘의 조언이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리나 저는 ‘미스사이공’의 오디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시 저는 아직 배우협회에 가입이 되어 있지 않았어요. 미국의 오디션은 한국과 는 차이가 있어, 협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참가할 수 없는 오디션 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오디션은 정말 보고싶었어요! 그러던 중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되는 오디션은 협회 가입자가 아니 어도 참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비행기표를 끊어 샌프란시 스코로 향했어요. 그런데 수백번도 넘게 연습한 곡의 가사가 갑자기 기 억나지 않는 거에요. 먼 걸음을 하여 최선을 다해 준비해간 오디션인데 기량을 못 펼쳤다는 생각에 너무 속상해서 오는 비행기 안 에서도 마음을 달랠 길 없었던 그 순간이 떠오르네요.

황주민 저는 정말 많은 오디션을 봐 왔는데요. 6개월동 안 약 300회 이상의 오디션에 참가한 것 같아요. 리나씨가 말씀하신 것 같이 미국의 오디션은 한국의 오디션과 차이 가 있어요. 한국에서는 서류심사를 통과한 후 오디션이 진 행되는 형식이라면 미국에서는 협회에 등록된 배우들이 먼저 오디션을 보고 만일 시간이 허락될 경우 현장에서 선 착순으로 이름을 적어낸 배우들에게 기회가 주어집니다. 당시 저도 협회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잡기 위하 여 새벽 5시에 현장에 가곤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장상황에 따라 오디션조차 보지 못하는 나날들이 이어지 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디션 줄에 서있는 것조차 영화의 한 장면 같고 꿈을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했습 니다. 저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스스로를 틀에 가두지 않 고 성역 없이 여러 작품과 장르에 도전하게 한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심혜진 많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피나는 노력과 뜨거운 열 정으로 더 큰 꿈을 향하여 당당히 나아가시는 여러분을 진 심으로 응원합니다.

황은미 요즘 코로나로 인하여 뮤지컬을 포함한 공연예술 계가 힘든 상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팬데믹 상황 에서 어떻게 지내고 계신 지 말씀해 주세요.

다니엘 배우로서 바뀌어 가는 공연 환경을 나날이 느끼 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로서 이러한 환경에서 어떤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해나 갈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뜻 깊은 시간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임규진 코로나 시국을 맞게 되며 세웠던 두 가지 목표는 첫 째로 유튜브 채널을 통한 소통과 둘째로 ‘티칭(Teaching)’이 에요. 유튜브 채널 ‘큐 방 티브이(Q Bang TV)’를 통해 뮤지컬 배우 지망생 및 팬들에게 뮤지컬 정보와 영어 발음 교정 컨텐 츠를 공유하며 또한 노래로 소통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티 칭(Teaching)’을 통해 코로나로 인하여 활동에 많은 제약이 생긴 아이들에게 연기의 즐거움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또 한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도 하게 되었는데요. 장애 를 가진 아이들이 연기수업을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숨겨진 재능을 보일 때면 저 역시 열정이 샘솟더라구요. 다 양한 이들에게 연기, 노래, 뮤지컬, 영어와 발음교정 등 다양 한 분야의 수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리나 케이팝 댄스 커버와 뮤지컬을 주제로 유튜브 채널 리나 로즈 리(Lina Rose Lee)를 운영하고 있어요. 환경 탓을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하며 보다 넓은 분야에도 도전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합 니다. 유튜브 영상 촬영과 아이디어 제작회의는 황주민 배우 님이 열정적으로 도와주고 계십니다.

황주민 네. 하하. 최근에는 이리나 배우님과 함께 주로 유 튜브 제작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종종 새로운 작품 오디션을 보기도 하며 최근에 입양한 강아지 뽀뽀와 함께 즐 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심혜진 이 팬데믹 기간을 새로운 기회의 시간으로 삼으신 여러분들의 쉬지 않는 뜨거운 열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뮤지컬공연의 재개를 기다리고 계신 관객분들께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니엘 먼저는 모두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또한 뮤지컬 공연이 다시금 활기차게 재개되기를 함께 염원하며 더 욱 적극적인 노력으로 함께 공연예술계를 지켜 나갔으면 좋겠 습니다.

임규진 팬데믹을 비롯하여 많은 사회적 사건 사고가 있었 던 2020년을 돌아볼 때 뮤지컬 배우로서 예술계가 큰 타격 을 입게 된 것이 가장 마음 아팠습니다. 현실로 닥친 많은 어 려움 앞에서 예술은 때로는 보다 중요하지 않은 영역으로 밀 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술은 우리 삶에 있어서 반드시 필 요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사랑하 는 마음을 모아, 함께 더 멋진 예술활동들을 꿈꾸며 지속적 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나가면 좋겠습니다.

이리나 예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공감이 되는 정말 좋은 말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들을 지켜 나가기 위해 서는 뮤지컬 팬 여러분의 많은 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연장에서 관객 여러분들과 함께 호흡하며 소통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진심으로 빕니다.

황주민 앞서 언급된 이야기들에 깊은 공감이 됩니다. 라이 브 공연만이 가진 벅찬 감동이 너무 그립습니다. 만일 뉴욕 에 거주하지만 아직 뮤지컬 공연을 관람한 적이 없는 분들이 계시다면 다시 돌아올 브로드웨이에서 그 진한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