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아티스트의 미실현 프로젝트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합니다. 저는 여러 개의 아카이브를 가지고 있습니다. 약 4,000시간에 걸친 아티스트와의 대화가 담긴 인터뷰 아카이브가 있습니다. 수년 동안 제가 기획한 전시회 아카이브도 있는데, 이벤트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전시회가 아니라 수년에 걸쳐 변화해 온 전시회입니다. 90년대에 저는 동료인 허한루와 함께 아시아에서 대규모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의 미술계를 소개하기 시작했죠. 전시 제목은 ‘움직이는 도시(Cities on the Move)’였습니다. 비엔나의 더 세컨션(The Secession in Vienna)에서 시작되었습니다. 90년대 아시아의 도시들을 살펴보면서, 예술과 건축가가 어떻게 이 놀라운 변화의 도시에서 협업했는지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움직이는 도시’라는 일종의 장치를 만들어, 비엔나, 런던, 보르도, 덴마크, 헬싱키, 뉴욕, 방콕의 박물관들을 순회했습니다. 1996년에는 한국을 비롯해 여러 미술관을 방문했습니다. 또한 현지 예술가 및 건축가와 스튜디오도 방문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한국 미술계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서울에서 파트너인 구정아 작가와 함께 이불, 김수자부터 승하장, 김진애 같은 건축가까지 많은 스튜디오를 방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