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공립 및 사립과 탑 보딩과의 비교 전략

글_유시정 보딩·입시 카운슬러

글_유시정 보딩·입시 카운슬러

미국 입시 로드맵의 시작이라는 큰 주제로 앞서 세 번에 걸쳐 대한 입시 및 교육에 대한 다른 관점들로 대안들을 다루어 보았습니다. 이번호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지난호에 분석 소개한 탑 보팅 스쿨과 비교하여, 지역의 괜찮은 사립 학교가 탑 보딩과 탑 공립 학교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짚어봄으로써, 대학 입시와 교육을 남들보다 앞서 고민하고 준비하는 학부모님들을 위한 훌륭한 설명서가 되길 기대합니다. 

동네 괜찮은 사립, 탑 보딩 또는 탑 공립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미국에는 동네마다 크고 작은 사립 학교가 많다. 한국에 거주하는 부모들이 미국의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LAC)들을 잘 모르듯, 미국에 사는 우리 역시 이름만 대면 모두 아는 탑 보딩들과 지역에서 유명한 사립 외에 넓은 미국 땅 곳곳의 많은 탑 사립 고교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보딩 스쿨은 기숙사비까지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집에서 통학할 수 있는 데이 스쿨은 연간 약 4만 불로도 가능하며, 기독교나 가톨릭 등의 종교 학교는 연 2만 불 안에서도 등록할 수 있다. 그러면 동네에서 평가가 괜찮은 사립고들이 대학 입시에 유리할까? 만약 학군이 그리 좋지 않은 동네에 살고, 4년 동안 사립 고교 학비 부담에 큰 무리가 없는 가정이면 고민의 여지 없이 무조건 사립에 보낼 것을 추천한다. 4년 학비만큼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공립에 비해 적은 학생 수, 넉넉한 교사 비율, 그 지역 명문대 입학 사정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 카운슬러. 이 기본적인 사실만 보더라도 지역 사립 학교가 자녀를 보살피는 데 훨씬 나을 것이다. ‘아이는 사막에 데려다 놓아도 잘 큰다!’라는 철학을 가진 부모라면 굳이 돈을 들여 아이를 사립에 넣을 필요는 없다. 온실 속 화초, 잘 골라 놓은 반질반질한 자갈이 아닌, 잡초 속에서 거치고 모난 돌 조각들 속에서 키워야 한다는 교육관을 가진 부모라면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 부모는 아이가 큰 역경과 어려움 없이 사춘기를 보내고 나쁜 친구들과 엮이는 일이 없길 바란다. 좀 더 괜찮은 친구들과,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좀 더 수준 높은 가르침을 받길 원한다면 동네 괜찮은 사립을 찾아라.

탑 공립 학군에 사는 경우에도 사립이 좋은 선택일까?

그런데 학군이 꽤 좋거나 탑 공립이 포진한 학군에 사는 경우라면 고민이 될 것이다. 학군이 좋은 동네는 집값도 높고 소유세(Property Tax)도 높은데, 그 비용을 감수하며 그 지역에 사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아이를 공짜로 수준 높은 공립 교육을 받게 할 수 있다는 것과 대학 갈 때도 탑 공립의 입시 결과가 믿을 만해서이지 않은가? 그런데 굳이 돈을 들여 탑 보딩도 아니고 동네 사립을 생각하면 망설여질 것이다.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낫다고 볼 수 없기에, 그 가정의 가치관이나 아이의 결정에 맡기는 편이 좋다. 하지만 꼭 탑 사립 학교가 아니더라도 동네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사립이고 학비가 큰 부담이 아니라면, 학군 탑 동네에서 자동으로 배치되는 탑 공립 학교보다 입시 결과는 나을 수도 있다. 좀 더 덜 경쟁적으로 아이가 편안하게 학교에 다닐 것이며, 카운슬러의 따뜻하고 든든한 보살핌 아래 대학 지원에 대한 전반적 코칭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고액 컨설팅을 따로 받지 않아도 학교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학비 대비 꽤 괜찮은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사립 학교는 공립에 비해 학점에 조금 더 관대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한마디로 엄청나게 힘들여 공부하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좋은 학점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건 의견이 분분한 소지가 있어서 조심스럽지만, 중요한 건 학교 카운슬러가 학생 각각의 수준과 개성 및 방향을 잘 파악하고 있어, 대학 지원 시 좀 더 수월한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원할 대학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함께 결정해 나가기 때문에 대부분 원하는 학교에 매칭이 잘 된다고 한다. 한 가톨릭 사립 학교 오픈 하우스에서 교장이 한 말을 인용해 보면, “터무니없이 실력에 비해 좋은 대학에 합격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 학생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가능한 선의 학교들 중 가장 높은 순위의 학교, 가장 가고 싶은 학교에 합격시킬 수 있다. 이것이 사립 학교의 장점, 우리 학교의 강점이다.” 동네 괜찮은 사립에서 웬만큼 잘하는 아이라면 아이비리그 정도의 탑 대학들을 무조건 욕심내는 것은 무리일 수 있지만, 탑 20~30위권 대학, 특히 사립대들을 지원한다면 합격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동네 사립이 탑 보딩의 대안도 될 수 있을까? 

탑 보딩과의 비교도 탑 공립과 다르지 않다. 결론적으로 동네 괜찮은 사립이 탑 보딩보다 입시 결과가 나을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탑 보딩 스쿨은 부자라고 해서, 혹은 아이가 똑똑하다고 해서,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실 대학을 잘 가기 위한 목적으로만 가는 곳도 아닌 것 같다. 보딩 스쿨에서 아시아계 아이들은 백인들의 들러리 되기 십상이라는 소리가 있다. 정말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백인들은 워낙 레거시나 운동 특기자, 기부금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고, 그에 비해 아시아인들은 아카데믹 성적과 수상 활동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전인적이고 전반적인 평가를 고려하는 아이비리그나 명문 사립 대학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입시가, 같은 학교 내 경쟁이라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탑 보딩보다는 괜찮은 순위의 사립들을 공략해서 지원하는 것이 대학 입시 면에서만 놓고 본다면 좋은 결정일 수도 있다.

유시정
연세대학교 독문과 학사, 국문과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 시카고에서 교환 학생과 영국 런던에서 업무 연수 차 공부했다. 어린이책과 교육서를 만들며 번역과 집필자로 15년 동안 일했고, 최근 <미국 입시 완벽 가이드> 책을 출간했다.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하와이를 거쳐 뉴저지에 12년째 살며 전문 보딩 가디언 및 대학 입시 카운슬러로 일하고 있다.

luvsara@gmail.com | 카톡 아이디 luvs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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