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국 어린이 문화 사절단

인터뷰 김향일 에디터, 사진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

“문득 외롭다 느낄 땐 하늘을 봐요~ 같은 태양 아래 있어요 우린 하나예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동요의 첫 소절이다. 2020년 4월, 뉴욕과 뉴저지 지역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강타하며 도시가 셧다운 되고 여기저기서 죽은 사람들의 소식이 들려오는 절망의 한가운데서 조용하지만 강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노래였다.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은 당시 코로나 19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과 최전방에서 코로나 19와 싸우는 의료진들과 경찰관들을 위로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이 노래를 녹음해 발표했고 조회수가 2만을 넘기며 고통과 절망 속에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 아이들이 미국 땅에서 한국말로 노래를 부르며 한국 문화 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는 것이다.

올해로 창단 6주년이 된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 그들의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합창단 단장인 황현주 뉴저지 한국학교 교장 선생님을 만나봤다.

Korean American으로 태어나서 이곳 미국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뿌리인 한국문화와 자기가 태어난 미국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고요 그 정체성과 더불어 ‘공동체 정신’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한국어의 “우리”라는 말은 보호해준다는 뜻의 “울타리”라는 단어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우리가 늘 “내 학교”가 아니고 “우리 학교”, “내 집”이 아니고 “우리 집”이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나” 만이 존재하고 점점 “내가” 가장 중요한 사회에서 우리말 속에 배어있는 공동체 문화를 합창단 활동을 통해 어린아이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2019년 유엔공연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은 2015년 4월에 창단됐다. 전 세계에 있는 한국 학교들 중에서 이 정도 규모에 정기 공연까지 하고 있는 합창단은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이 유일하다.

미국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이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것만큼 이중문화를 잘 이해하고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은 중요한데 합창단 활동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거기다 합창단으로 한국의 노래와 말 등 한국문화를 미 주류사회에 소개하는 가교 역할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한 합창단 활동은 한국학교에서 배우는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됩니다.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은 지난 6년 동안 수많은 활동들을 해 왔다. 해마다 정기 공연을 개최하는 것은 물론 Washington D.C. 에서 있었던 미국 의사당 캐논 빌딩 공연, 카네기홀에서 있었던 한국 창작 오페라 <선비> 협연, 두 번에 걸친 UN 공연, UN 아시안 태평양 차석대사 행사 공연, 최초의 한인 시장인 Palisades Park 크리 정 시장 취임식 공연, 그리고 양로원 위문 공연 등 80회 이상의 많은 행사에서 다양한 공연을 하며 다민족, 다인종이 함께 살아가는 미국에서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문화사절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저희는 무대의 크고 작음을 떠나 우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려고 합니다. 지역 사회를 위해 양로원 공연은 사명감을 갖고 하고 있고요 정기공연도 매년 빼놓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어린이 합창단의 실력을 알고 초청해주시는 곳도 매우 많습니다. 한미 양국 문화 교류의 다리가 되고 문화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무대라면 어렵더라도 어디든지 가보려고 합니다.

1회 정기공연
디즈니노래
양로원 공연
오폐라 선비 카네기공연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은 전문 지도교사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학부모들 의 재능기부로 운영된다. 그저 아이들만 맡겨 놓는 것이 아니라 각 단원들의 가정 이 나서서 함께 참여하고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정기공연을 통해 모은 수익금은 이웃 돕기에 기부하고 있다.

저희는 부모님들이 2년씩 팀장으로 봉사해주시고 가족 피크닉 등을 통해 단합도 하면서 자녀를 함께 키우는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단장은 학교 교 장인 제가 맡고 있지만 부단장이나 팀장은 모두 학부모님들이 맡고 계십니다. 정 기연주회 수익금은 많은 돈은 아니지만 그동안 모은 기금으로 발달장애 캠프에 5 천 달러, 포트리 화재 이재민 돕기에 3천 달러, 한국학교 장학금 4천 달러 등 기부 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세상, 그것이 바로 “우리”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며 이곳의 아이 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다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 6년이라는 시간 속에 아이들은 서서히 우리가 돼 가고 있었다 .

한국의 동요나 가곡을 그 조그만 입으로 부르는 모습을 보면 정말 뭉클하답니 다. 처음에는 한국말 발음도 어색했던 아이들이 합창단 활동을 통해 이제는 <청 산에 살리라> <보리밭> 같은 가곡을 자유자재로 부릅니다. 합창은 내 소리만 중 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소리까지 들으며 화음을 넣고 불러야 가장 예쁜 소 리가 나오는데 아이들이 합창을 하며 배려와 조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공연 을 위해 이동할 때는 서로 챙기고 또 누가 몸이 아프면 걱정해주고 하면서 아이들 은 음악뿐만 아니라 합창단 활동을 통해 “나” 하나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고 “우리” 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단장으로서 정말 눈물이 핑 돌만큼 가슴 벅 찬 순간입니다.


유엔공연
추석 공연
팰팍설날 행사

 

돈이 많고 능력이 많다고 공동체, 우리, 한국인이라는 개념을 배울 수 있을까? 함 께 부르는 노래, 서로의 목소리 톤과 크기를 조절하며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 내는 과정,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내가 아닌 우리를 배우고 함께 해야만 하나의 노래 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연습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힘든 부분 과 보람된 부분이 같다는 점이에요. 처음에 합창단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지휘자 선생님만 바라보면서 집중해서 연습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단원들이 많아요. 늘 동적인 활동에 익숙하다 보니 가만히 앉아서 노래의 화음을 만들어 내야 하는 합창단 연습이 익숙하지가 않은 거죠. 공연 무대에서의 무대 매너를 배울 때도 그래 요. 하지만 나의 움직임이 아닌 우리의 움직임, 나의 소리가 아닌 우리의 소리를 깨우치는 순간 아이들은 또 한 단계 성장한답니다.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은 킨더부터 8학년 학생들로 구성돼 있고 매주 토 요일 한국학교가 끝난 후 2시간씩 연습한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빼놓지 않고 온 라인으로 연습을 해 왔다. 현재 1기부터 6기까지 총 58명의 단원을 배출한 뉴저 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은 정시 모집과 수지 모집을 통해 매년 단원들을 선발 하고 있다.

정시모집은 학년이 마치는 6월부터 새로운 학년이 시작하기 전 8월 사이에 오디 션을 통해 선발하고 누구나 지원할 수 있어요. 수시모집은 특별한 지원 조건과 자 격을 갖춘 지원자에 한해 오디션을 통해서 뽑습니다. 곧 신입 단원 – 7기 단원을 뽑을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팬데믹으로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도 그동안 직접 무대에서 하는 공연 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에만 6개의 음원 녹음, 4번의 야외 촬영, 1개의 뮤 직 비디오, 6개의 유튜브 영상을 만들 정도로 활발히 활동했고 올해는 정기 공연 을 비롯해 다양한 행사들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정기공연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창작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는데 저희 정기 공연은 뉴욕에 계신 한국 대사님들과 영사님들, 뉴욕문화원장님까지 와서 보시고 수준 높은 공연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을 정도예요. 많은 분들 이 와서 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실은 한국과 유럽의 어린이 합창단과도 합 동 공연을 준비하다가 지난해 팬데믹으로 중단되었습니다.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면 다시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어린이들로 구성된 유일한 합창단,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수많은 어린이 합창단들이 있지만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 들도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 세계에 우리의 말로 된 노래와 문화를 소개할 날이 머지않아 오리라 기대해 본다.

저는 합창단원들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성장하고 그리고 아름다운 화음과 하모니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합창단이 되었으면 합니다. 점점 늘어나는 합창단 원만큼 활동무대도 미국 주류사회 그리고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

2015년 4월 창단

단장 : 황현주, 뉴저지 공립학교 교사, 뉴저지한국학교 교장

부단장 : 정승희, 뉴저지 한국학교 학부모

지휘 : 강혜영

Manhattan School of Music, MM,Vo ice

Han Yang University, BM, Voice

Oslo National Academy of the Arts Opera

반주 : 한송이

Berklee College of Music, BM

Contemporary writhing and Production

보컬 코치 : 윤두현

Manhattan School of Music, MM, Voice

New England Conservatory, MM, Opera

Kyung Hee University, BM, Voice

뉴저지 한국학교 : www.koreanschoolnj.com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

New Jersey Children’s Choir

https://www.youtube.com/channel/UC9U5w9fZP-3X6lmQpLuQjcg/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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