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사의 아름다움, Super Realism의 화가 노경근

인류가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시기를 따져보면 그림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이란 그 시대의 문화와 생활양식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림은 변천을 거듭했고, 더 많은 그림을 더 빨리 그리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마침내 카메라를 발명해냈다. 사진이라는 신예술이 회화의 자리를 일정부분 잠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이 결코 그림을 넘어설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수퍼리얼리즘(포토리얼리즘:Photorealism) 을 추구하는 화가들은 그림을 통해 사진처럼 사실적이지만 사진이 갖지 못한 예술적 가치를 표현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극사실주의, 하이퍼리얼리즘, 또 포토리얼리즘 화가로 자신의 지경을 넓혀가고 있는 아티스트 노경근씨를 맘앤아이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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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하고 도미한 아티스트 노경근씨는 2013년 New York Academy of Fine Art 에 석사과정으로 입학을 했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모여든 예술가들 틈에서 노작가는 서양 전통미술로 부터 현대미술에 이르는 과정까지 다양하고 폭넓은 공부를 했다. 회화작가 10년 경력의 짧은 이력이지만 서양미술의 출발은 인체를 그리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원론적 사실을 기반으로 현재는 초상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고, 해켄섹 아트라인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반갑습니다 노작가님, 한국에서는 도예를 공부하셨는데 미국에서 회화로 전공을 바꾸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대학에서는 도예를 공부했지만 데셍이나 페인팅은 제가 평생해오던 일이죠. 특별한 계기라기 보다 미국에 와서 대학원 진학과 함께 회화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었는데, 공부를 하던 과정 중에 Color Theory 라는 것에 완전히 매료가 되었어요. 사실 한국에서는‘색깔’에 관한 교과과정이 따로 있거나 특별한 교육을 받아보지도 않았고, 오히려 인물, 추상화, 혹은 누드와 같은 쟝르를 기반으로 한 교육을 받아왔거든요. 여기 대학원에서 Color Theory를 공부한 후에 그림을 보는 Perspective 가 달라졌고, Color Theory 에 대한 나름의 개념을 제 작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램브란트나 루벤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다시 분석하고 색깔에 대해 연구하면서 회화의 즐거움을 다시 알게되었다고 할까요? 그렇습니다.

노작가님은 현재 Portrait(초상화) 작업에 집중하고 계시고, portrait은 사실주의를 기반으로 한다고 알고있는데 작가님 작품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현재까지는 말씀하신 Portrait 작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면서 ‘색의 개념’을 나름대로 정립하고 보니까 Old Master라고 하는 고전주의 대가들의 작품이 예전과 다르게  보였어요. 그 시기의 작품들의 회화적 기법도 다시 들여다 보게 되고 그들이 색깔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 내려고 했는지 여러 가지로 폭넓게 연구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사진같은 세밀한 그림과 고전회화의 중간 지점에서 어떤 포인트를 발견하게 되었죠. 사진 이미지의 가치를 최대한 살리는 사실묘사를 중심으로 하되 사진을 넘어서는, 즉 그림으로써의 예술적 가치를 지닌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제 작업의 포인트입니다.

그렇다면 특별히 사실주의 화가들을 좋아하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

좋아하는 화가가 많은데 꼭 사실주의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램브란트나 루벤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사실묘사도 훌륭하지만 그들이 표현해내는 색깔에 더 매력을 느끼고요, 특별히 루시안 프러드(Lucian Fraud)의 그림을 좋아합니다. 그의 작품들은 Old master 색을 썼지만 그림은 현대적이고, 기법은 고전적이지만 표현은 모던하죠. 또한 램브란트적 색감을 갖고있지만 화풍은 컨템포러리거든요. 루시안 프러드는 흔히 ‘인간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화가로 알려져 있는데, 기법적인 면에서 그리고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색을 표현하는 테크닉 등에 대해서는 제 작품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좋아하는 화가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Portrait에 국한해서 작업을 하실 계획이신가요?

아직까지 제 그림의 대상은 사람이고 사조는 극사실주의에 좀 더 매달려보고 싶어요. 더 정확히 말하면 Photorealism인데요, 팝아트와 미니멀리즘에 기초해서 생겨난 쟝르거든요. 그림을 그릴 때 사진이라는 이미지를 많이 활용을 하는데 사진처럼 묘사하되 결코 사진이어서는 안되는 그런 그림, 얼핏보면 사진같지만 사진을 넘어서는 예술가적 표현이 담겨있는 작품을 만드는거죠. 사진을 볼 때 사진 속 오브젝트 자체가 갖는 입체는 우리가 쉽게 인지할 수 있지만, 사진 그 자체는 평면에 불과하거든요. 그러나 Photorealism은 사진이 갖지 못하는 예술적 기법을 담고 있어서 사진처럼 평면에 머물러 있지 않고 입체를 드러내죠. 램브란트의 그림을 예로들어 볼께요. 얼핏보면 사진같지만 자세히 보면 레이어(layers)가 보이고 그 레이어를 통해 입체가 드러나거든요. 그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겹의 물감을 입혀서 빛과 어둠을 표현하고 그래서 결국 사진을 뛰어넘게 되거든요. 당분간은 그런 작품에 몰두하고 싶어요.

작가는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데 사실 초현실주의나 추상화 등 현대미술은 소통의 합일을 이뤄내기가 어렵잖아요. 공감을 얻기 위해서 작가로써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요?

그림을 감상하시는 분들이 가끔 그림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 말에는  이해를 하고 싶다는 바램이 담겨있거든요. 추상화의 개념이 그렇습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지만 감상자가 굳이 그 의미를 발견해야 하고 공감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고전미술은 스토리가 담겨있죠. 말하자면 그림에 성경적인 배경을 담고 있다든가 누구나 알만한 이야기를 표현하죠. 그래서 보는 사람들이 공감하기가 한결 쉽습니다. 이미 서로간의 이해의 합의가 이뤄져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추상화나 현대미술은 그런 합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림을 보면서 느껴지는 자신의 감각이나 감정에 따라 그림을 보고 굳이 작가의 의도에 촛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작품활동을 하시면서 현재 큐레이팅도 같이 하신다고 알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큐레이팅을 하시게 되었는지, 큐레이팅이 어떤 일인지 좀 소개해주시겠어요?

대학원 공부를 할 때 세계 각지에서 미국으로 모여든 많은 학생들을 만났는데, 젊은 작가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품을 발표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들에게 작품을 알릴 기회도 제공해주고 저도 미국사회로 점차 폭을 넓히고 싶어서 현재 몸담고 있는 아트라인 갤러리(Art Line Gallery)에서 큐레이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많은 젊은 작가들 그리고 로컬 아티스트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기회를 제공하게 되어 무척 보람을 느낍니다. 큐레이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미술 전반에 관한 지식은 물론이고 젊은 작가를 발굴해낼 수 있는 작가적 안목도 갖추어야 하고 거기다 전시기획을 하고 또 네트워크도 구축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현재는 그 작품들을 상품화하고 구매를 성사시키는 디렉터의 역할까지 겸하고있어서 저로써는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그렇지만 미국화가들과 함께 작품을 전시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하던 저의 평소 생각을 실천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앞으로 어떤 전시를 어떻게 기획할 것인가를 공부하고 무엇보다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트전시 이벤트를 자주 갖고 다양한 작품들을 대중들과 커뮤니티에 알리고 싶습니다.

큐레이터로써 일반 대중들이 어떻게 그림을 감상해야 할지 Tip을 주신다면요?

그림을 보기 전에 작가나 그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다면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림을 본다는 것이 자칫 그림을 그냥 지나쳐가는 행위에 불과할 때가 있죠. 제가 큐레이트로써 권하고 싶은 방법은 감상하고자 하는 그림 앞에 잠시 멈춰서서 시간을 갖고 그림을 보라는 것. 특히 추상화는 화가가 옆에서 직접 그림을 설명해줘도 공감하기 어려울 때가 있거든요. 그냥 감상자 스스로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서서 작품과 내적 대화를 시도해보세요. 구상을 보고, Color의  Layer를 보고, 당시 느껴지는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차츰 작가의 의도가 보일거에요. 혹시 안보이더래도 부담 갖지는 마시구요. 큐레이터한테 도움을 받으셔도 좋겠죠.

현재 Art Line겔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소개와 노작가님 계획을 좀 소개해 주시겠어요?

Art Line Gallery는 핵켄섹에 있고요, 현재는 스페인 출신 작가로 라이브 음악과 페인팅을 접목한 퍼포먼스 겸 작가겸 팝아티스트 AIDA MIRO의 개인전 ‘FROM IBRIZA TO NEW YORK’이 전시 중입니다.  또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 각국의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연중 전시 스케쥴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계획하는 것은 우선 영국회사인 bp그룹에서 주최하는 Portrait  컴페티션과 워싱튼 DC portrait museum에서 주최하는 컴페티션이 있어서 참가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작가가 작품을 열심히 하면 그만이지 대회 나가서 뭘 하나 하시겠지만 그냥 계속 작품만 하는 것 보다 때로는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가 있거든요. 뿐만 아니라,  제가 좀 내성적인 편이라 저를 드러내는 일이 익숙치 않은데 이런 계기를 통해서 그 벽을 깨고 싶기도해서 참여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룹전에 참여도 하고,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로써의 더욱 폭넓은 활동을 기대하고, 또 아트라인 갤러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예술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노경근 화가

홍익대학교 도예과  

New York Academy of Fine Art 석사

Art Line Gallery Curator, Director

다수 그룹전,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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