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간송 한의원 원장 최재호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라 하는데도 최근 학원가에서 음료수로 마약 유통을 시도했다는 불편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마약을 아이들에게 건넸다는 뉴스로 온통 시끄러웠는데요. 더 무서운 단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어른들에게도) 주고 있는 실상도 알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환자들에게 일반적으로 권하는 과일 과당은 지나친 당독의 염려가 적고, 적당히 먹는다면 성인병이 생길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고과당 옥수수 액상(HFCS)은 인슐린 저항성, 렙틴 저항성, 성인병을 유발하는 당 독소가 가장 많은 함유된, 이름만 과당인 물질입니다. HFCS는 혈관이나 간세포에 눌어붙고, 혈관을 노화시키며, 췌장암도 유발하는 무서운 물질입니다. 분자 구조상 자연 물질이 아닌 일종의 새로운 화학 첨가물입니다. HFCS는 미토콘드리아에서 ATP라는 에너지 합성 과정을 차단하고, 이에 따라 췌장에 암이 유발될 수 있다는 논문이 최근 나오고 있습니다. 췌장은 한의학에서 (토)에 해당하고, 그 배속된 맛이 단맛이라는 것도 우연이 아니듯 췌장이 과당 액상, 옥수수 전분 추출물 등으로 처리하느라 늘 혹사당합니다.

포만감을 덜 느끼게 하는 HFCS를 과자나 음료수에 넣다 보니, 끊임없이 마시고 먹게 되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고과당 액상에는 최종 당화 산물이 많이 들어있고,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이 물질이 췌장암 가능성을 53%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너지 음료, 주스, 과자, 사탕, 심지어 기생충 약에도 들어있습니다. 소주, 맥주, 막걸리 라벨에서도 자주 보이는 낯익은 이름입니다. 전 성분표를 보고 조심하면 피할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그러나 마약보다 더 무서운 HFCS를 아무도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 찬반양론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관련 기사 작성이 특정 이익 단체의 지원을 받는 논문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암세포는 단것, 포도당을 그 에너지원으로 씁니다. 특히 췌장이나 간에 달고, 기름진 최종 당화산물이 듬뿍 들어간 먹거리는 거의 필연적으로 암세포를 키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췌장 이야기를 하는 김에 많이 씹어야 하는 이유를 복습해 보면,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아밀라아제는 입에서 분비되고, 위장에서는 단백질 소화 효소 프로테아제가 주로 분비됩니다. 그러므로 물에 밥을 말아 먹는 나쁜 습관, 대충 씹고 삼키는 습관, 많은 정제 탄수화물을 먹는 습관들은 췌장을 혹사해 췌장을 만성 염증에 이르게 하고, 거기에 단 음료수까지 매일 즐기면 급기야 췌장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췌장도 내 몸 안에 인격을 지닌 또 다른 나로 본다면, 나쁜 습관으로 인한 분노, 원망, 저주를 받아 결국 암세포라는 애정 결핍 덩어리가 됩니다. 간, 심, 비, 폐, 신 등 모든 오장육부와 더불어 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시기 바라면서, 관계 개선 질문은 간송으로 연락하시기를 바랍니다.

 

*최종 당산화물(Advanced glycation end-product): 주로 혈관에 들러붙는 당과 단백질 또는 다른 화학 물질 결합체이다.

*렙틴 호르몬: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식욕 억제 단백질이다.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 글루코스 같은 기본 당이 세포로 흡수되지 못해 2형 당뇨 유발. 원래는 인슐린이 당을 세포로 끌어들여야 정상이다.

*HFCS(High Fructose corn syrup): 고액상 과당 옥수수 전분 액상 과당 등 여러 이름. 참고로

옥수수 전분이 미국에서 많이 쓰이게 된 것은 복잡하고 오래된 정치 사회적 이익 관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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