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여름이 빛나는 이유

 

사랑하던 이의 손조차 쉬 잡지 못하고 곁에 오는 사람들마저 싸늘한 눈으로 쳐다보던 긴 시간이 채 끝나지 않았던 작년 가을. 링컨 센터 오페라 하우스에서 갈라 공연 후 쏟아지던 박수 속에 눈물을 보이던 관람객과 연주자가 함께 했던, 그 밤을 기억한다. 

잠들었던 뉴욕의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링컨 센터의 올여름 프로그램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그중에서도 높아지는 불쾌 지수, 아스팔트 열기, 삭막한 빌딩 숲, 복잡한 거리를 등지고 한가로움을 찾아 산과 바다로 떠나지 않는 뉴욕커들의 비밀스러운 여름 별장인 링컨 센터에서, 그곳의 주옥같은 프로그램인 “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의 클래식한 세계로, 여유롭고 색다른 여름휴가를 떠나보자.  

글 Windy Lee 에디터

 

 

LINCOLN CENTER
1962년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뉴욕 맨해튼 웨스트 65번가에 건립을 시작한 링컨 센터는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종합 예술 센터로 큰 화제를 모았다. 6.6헥타르의 부지에 세 개의 메인 빌딩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에버리 피셔 홀, 데이비드 코흐 극장을 중심으로 부속 건물 및 실내외 공연 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의 종합 예술 공연 센터다. ‘뉴욕 필하모닉’, ‘뉴욕 시립 발레단’,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줄리아드 음대 등 11개의 예술 기관이 상주해 있으며, 콘서트, 오페라, 발레, 영화, 뮤지컬, 연극 등 매년 수백 회 이상 열리는 문화 예술 공연과 음악 교육은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링컨 센터 근처에는 문화 예술 공연을 더욱 즐겁게 누리게 할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링컨 센터 내 맛집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이탈리안 퀴진을 선보이는 ‘Lincoln Ristorante’는 물론 다양한 아메리칸 스타일의 세련된 먹거리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항상 붐비는 ‘The Smith’,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Nat King Cole이 ‘버거계의 캐딜락’이라 극찬했던 베이컨 치즈 버거 맛집으로 180년 전통을 자랑하는 ‘P.J Clarke’s, 미국의 톱스타 쉐프 Daniel Boulud의 프렌치 레스토랑 ‘Bar Boulud’와 ‘Epicerie Boulud’, 모던한 멕시칸 레스토랑 “Rosa Mexicano” 등이 손꼽힌다. 이 외에도 링컨 센터가 내려다 보이는 엠파이어 호텔 루프탑 바에서 공연 관람 전후로 와인 한 잔과 가볍게 스낵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링컨 센터의 모든 공연이 인기가 높아 대부분의 티켓은 시즌 초에 매진되곤 하지만, 러쉬 티켓과 무료 공연들이 있어 열의만 있다면 누구나 링컨 센터의 문화적 수혜를 누릴 수 있다. 특히, 뉴욕 필하모닉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다음 시즌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여름 시즌의 링컨 센터에서는, 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무료 이벤트가 열린다. 더군다나 올해는 펜데믹 이후 재개되는 여름 이벤트 300여 개가 예고되어 있어, 링컨 센터의 건립 목적처럼 도시의 재생 및 활기를 책임짐은 물론, 예술이 주는 치유의 힘과, 다같이 함께 어울리는 기쁨을 다시 누리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위치_Lincoln Center Plaza, New York, NY 10023
*웹_lincolncenter.org

 

 

 

 

MOSTLY MOZART FESTIVAL 

링컨 센터가 기획한 여름 프로그램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이 바로 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 Mostly Mozart Festival(MMF)이다. 미국과 유럽의 유수한 오케스트라 대부분이 여름 동안 다음 시즌까지 가볍게 숨 고르기 차 몇 번의 실외 공연을 하거나 쉬는 것과는 달리, MMF는 여름 실내악 페스티벌이라는 역발상으로 50년 이상, 뉴욕커의 사랑을 받아온 뉴욕의 ‘여름 전통’으로 손꼽히는 행사다. MMF는 잘츠부르크가 가장 사랑하는 음악가 모차르트와 그와 동시대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클래식 거장들과 함께 선보인다. 링컨 센터 담로쉬 파크에서 무료 야외 콘서트로 개막하는 MMF는 거슈윈(Gershwin)의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를 비롯, 거장 피아니스트 콘래드 타오와의 협연으로 화려한 막을 올릴 예정이다. 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아우구스틴 아델리크 등과 같은 거장과의 협연으로 열차례 이상 열릴 실내 공연 외에도, 유소년 오케스트라와의 실외 협연을 무료로 관람할 기회들도 제공된다. 올해, 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음악 감독 루이 랑그리(Louis Langree)의 지휘 20주년을 기념하여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선보일 것으로 예고돼 클래식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중 루이 랑그리의 지휘 아래 모차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Unsung Collective 합창단 및 솔리스트 임다혜, 다니엘라 맥, 메튜 스웬슨, 다숀 버튼이 함께 만드는 모차르트의 ‘레퀴엠 D단조’는 관객들에게 힐링의 순간을 선사하며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 공연 티켓은 6월 1일 정오부터 링컨 센터 회원들에게 우선 판매되며, 6월 8일 정오부터는 일반 대중에게 판매된다. 실내 공연 티켓은 제안가 35불이지만 관객 지정가(Choose-What-You-Pay)여서 제안가 이하로도 구매 가능한다. MMF의 실내 공연 무대는 보통 계단형 관객석이 설치되고, 객석 위에는 무대가 연장 설치되어, 무대 앞뒤, 좌우로 관객들이 앉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무대가 되어왔다. 올해 MMF도 이전처럼 관객에 둘러싸인, 객석과 가까운 무대가 만들어진다면 펜데믹을 지나는 우리에게 더욱 뜻깊은 도심 내 여름 공동 별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문의_212-875-5456 | guestservices@lincolncenter.org

*기간_7/6(수)-8/6(토)
*예매_6월 1일 정오(회원) & 6월 8일 정오(일반)부터

*프로그램_ 링크_bit.ly/3wCdgj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