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장

글 강빛나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다들 무사히 났는지 안부를 묻고 싶은 계절이다. 동시에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기고 싶은 계절이기도 하다. 이럴 때 ‘나만의 육개장’을 찾는, 뜻밖의 여정에 나서 보면 어떨까? 육개장은 소고기를 주로 사용하면서 보편화되었다. 국물이 빨갛게 우러나 언뜻 매운 음식 같지만 ‘고추기름’을 넣고 끓인 육개장의 맛은 오히려 개운함에 가깝다. 육개장은 어떤 주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닭을 사용한 닭개장, 다른 야채 없이 대파가 주재료인 대파 육개장, 각종 버섯이 들어간 버섯 육개장 등 재료 활용에 따라 육개장은 다양한 옷을 바꿔 입는다. 육개장의 육(肉) 때문에 고기를 주재료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주재료는 나물이다. 육개장에는 다양한 나물이 들어가는데, 맛과 식감이 소고기를 닮아 고기 나물로 불리는 삼나물이나 토란대 혹은 고사리를 넣으면 맛과 식감이 한층 깊어진다. 내 입맛에 맞는 육개장을 찾아나선 뜻밖의 여정에서 분명 발걸음을 즉시 옮기고 싶은, 그리운 풍경과 안부가 늘 궁금한, 낯익은 누군가와 조우하게 될 것이다. 

*재료(4인분)

소고기(양지) 500g, 물 2L, 건고사리 40g, 건표고버섯 30g, 무 1/3토막, 중간 사이즈 양파 1개 반, 숙주 150g, 대파 3대, 다진 마늘 2T, 통마늘 서너 톨, 청양고추 1개, 홍고추 2개, 고춧가루 4T, 카놀라유 또는 포도씨유 200g, 저염 간장, 굵은 소금, 미림 1T, 후춧가루 약간

*조리법

1_양지는 찬물에 1시간 가량 담가 핏기를 제거한다. 

2_냄비에 물을 2L를 붓고 양지와 양파 반 개, 통마늘 서너 톨을 넣고 육수를 낸다(이때, 물이 끓으면 중약불로 줄이고, 떠오르는 불순물은 제거하며 한두 시간 가량 뭉근히 육수를 내야 국에서 쓴맛이 나지 않는다).

3_카놀라유 또는 포도씨유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손가락 두세 마디 정도의 파를 넣고 고춧가루가 타지 않도록 약불로 대략 5분 정도 저어가며 고추기름을 만든다. 

4_손질한 고사리는 저염 간장 2T, 미림 1T, 고추기름 2T로 밑간 한다(건고사리는 전날 찬물에 불려 마른 정도에 따라 대략 40분 정도 삶는다. 삶은 고사리는 찬물에 한두 시간 두어 고사리 특유의 잡내와 독성을 제거한 뒤 5cm 길이로 잘라 둔다). 

5_숙주와 5cm로 자른 파는 살짝 데쳐 저염 간장 1T, 고추기름 1T로 밑간 한다(만약 ‘한국산 대파’를 사용한다면 살짝 데쳐 진액을 제거해야 맑은 국을 끓일 수 있으며, 그 외의 파는 그냥 사용해도 무방하다).

6_전날 불려 둔 건표고는 물기를 짜고 저염 간장 1T, 고추기름 1T로 밑간 한다(이때, 표고 우린 물을 육수에 함께 사용하면 육개장의 풍미를 한층 돋울 수 있다).

7_한 김 식힌 양지는 결대로 찢어 저염 간장 1.5T, 미림 1T, 고추기름 1T로 밑간 한다. 

8_양지 육수에 채 썬 양파와 나박하게 썬 무, 청양고추 1개, 밑간 해 재워둔 재료 4, 5, 6, 7을 한데 넣고 40분 가량 중약불에서 끓인다. 이때, 고추기름 3T, 저염 간장 2T, 소금 1/2T를 넣고 끓인다(기호에 따라 고추기름을 더하고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해야 국물이 깔끔하다). 9_마지막으로 후춧가루를 더한다.

*Tips

– 이 육개장에는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반드시 ‘고추기름’을 내어 사용해 주세요. 남은 기름은 각종 반찬에 활용해 보세요. 진미채, 멸치볶음 등 밑반찬의 풍미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 건고사리는 삶을 때 한번에 미리 넉넉히 삶아 국거리 또는 나물용으로 소분해 얼려두면 편리합니다. 삶은 고사리는 수분이 있는 채로 얼려야 맛이 변질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각 재료는 따로 밑간 해서 국에 넣어야 겉돌지 않고 한데 어우러진 맛이 납니다. 

Mom&i 맘앤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