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0주년을 준비하는 <맘앤아이>는 이번달 부터 20주년이 되는 2020년 까지 크고 작은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 이벤트 중에서도 지난 19년 간 다양한 경로로 맘앤아이와 인연을 맺어왔던 몇 분들을 차례로 만나 특별 인터뷰를 진행하며, 맘앤아이와의 추억과 흔적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 첫번째 만남에 초대된 도서 출판 ‘특별한 서재’의 사태희대표를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메세나 폴리스에서 만났다. 바쁜 중에도 기꺼이 자리를 함께 해 준 사태희 대표는 30년 가까이 출판업계에 몸 담아온, 그야말로 책과 함께 살아온 사람으로 마치 한 권의 시집처럼 단아한 모습으로, 또 조용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맘앤아이와의 특별하고 오랜 인연을 이야기 해주었다.
인터뷰, 글 최가비 사진 제공 특서
안녕하세요 사태희 대표님,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맘앤아이> 창간 20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에 첫 게스트가 되셨는데, 자기소개와 함께 간략한 소감 부탁드립니다.
사태희 대표 반갑습니다. 저는 맘앤아이와 깊은 인연이 있는 사태희 라고 하구요, 현재 한국에서 ‘특별한 서재’라는 출판사를 운영하며 살고있습니다. 맘앤아이가 창간 20주년을 맞이한다고 하니 정말 감회가 새롭고 기쁩니다.
맘앤아이와는 어떤 인연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사태희 대표 네 말씀드린대로 저는 맘앤아이와는 깊고 오랜 인연이 있어요. 맘앤아이가 출간되고 2월호가 진행될 때 맘앤아이에 입사를 해서 3월호부터 함께 책을 만들었거든요. 그러니까 2000년 부터 2010년까지 10년 가까이를 맘앤아이에서 편집장으로 일을 했었기 때문에 제게는 그만큼 의미가 있는 곳이죠. 처음 입사해서 4년 가까이 열심히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한국에 잠시 머물던 중에 다시 맘앤아이에 합류해야할 사정이 생겨서 미국으로 돌아가 2010년까지 함께 일을 했어요. 그렇게 10년 가까이 일을 하면서 더러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어려운 일을 겪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마음 깊이 애정을 쏟으면서 열심히 일을 했던 곳이어서 맘앤아이는 지금까지도 제게 무척 특별한 곳이죠.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늘 배려해주는 회사였고 그래서 더 열심히 일을 했던 것 같아요. 맘앤아이에 입사하기 전에 한국에서 10년 정도 출판사 일을 했고, 미국으로 가서 맘앤아이에서 10년 일을 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또 책을 만드는 일을 10년 째 하고있는 중이에요.
대표님께서 운영하시는 출판사 ‘특별한 서재’는 어떤 곳인지 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사태희 대표 저희 출판사는 ‘특별한 서재’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출판사가 특별하다는 뜻이 아니고 책을 만드는 출판사도, 글을 쓰시는 작가도,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들도 자기만의 서재를 만들어서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에요. 누구나 자기만의 특별한 서재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미로요. 2010년 경 맘앤아이를 그만두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자음과 모음이라는 출판사에서 편집국장으로 7년 정도 일을 하다가 독립해서 지금은 출판사 ‘특서(특별한 서재)’를 2년 째 운영하고 있죠. 좋은 작가분들 모시고 좋은책을 꾸준히 출간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여느 출판사와 마찬가지로 작가들과 함께 북 콘서트나 강의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인터뷰 요청드릴 때 말씀드렸듯이 맘앤아이가 창간 20주년을 앞두고 있어요. 맘앤아이와 인연이 깊은 한 사람으로서 감회가 어떠신지요?
사태희 대표 기쁘죠 너무 기쁘죠. 맘앤아이의 모양새를 제대로 갖추는데 힘을 보탰던 한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기쁘고 감격스럽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구요.
맘앤아이가 처음 발간 되었을 당시 한인사회 분위기는 어땠나요?
사태희 대표 사실은 맘앤아이는 ‘육아잡지’로 출발했어요. 첫 책이 발간되던 1월 그리고 2월 두 달간은 육아잡지로 발행을 했는데 아무래도 독자층이나 컨텐츠면에서 너무 제약을 받으니까 3월호를 만들면서 피플에 포커스하는 지금의 맘앤아이 형태로 모양새를 변경하게 되었어요.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독자들의 반응은 너무 좋았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에 그 정도의 콸리티에 재미있고 의미있고 교육적이고 여러면에서 도움을 주는 잡지가 전혀 없었잖아요. 게다가 당시에는 맘앤아이가 잡지만 발행한게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이벤트를 많이 겸했었거든요. 일테면,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스쿨을 만들고, 합창단을 창단하고, 뮤지컬 공연도 하고 모델스쿨도 만들고 미술 클래스도 진행했고 그야말로 정말 많은 활동을 했었어요. 그저 잡지 한 권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형태로 한인커뮤니티와 한인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오랜 시간을 꾸준히 책을 발행해왔기 때문에 잡지에 대한 신뢰도가 구축되었고, 지금까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맘앤아이를 만드시면서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특별한 추억이 있으시면 소개해주시겠어요?
사태희 대표 사실, 매일매일 바쁘게 살다보니 옛 일을 기억하는 것이 쉽지않은데도 불구하고 맘앤아이에서 오랫동안 연례 행사로 진행했던 ‘ 우리아이 자랑하고 싶어요’ 가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아있어요. 해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 그 때 만났던 아이들이 기억나구요, 아마 이제는 다 훌쩍 자라서 청년들이 다 되었겠다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죠. 그 아이들에게도 물론이지만 제게도 그 당시의 여러 활동들이 참 아련한 추억처럼 마음에 남아있어요. 밀알과 함께 했던 특별한 행사들도 많이 기억나구요.
인터넷이나 SNS가 생활화된 현대인들에게 종이책(Hard copy) 출판물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저희 맘앤아이도 여러 가지 대안을 고려 중인데요, 출판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종이책이나 잡지가 주는 긍정적인 면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사태희 대표 이 문제는 잡지에 국한된 이슈만은 아닐텐데요, 사실 전자책(E-Book) 이 생겨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종이책이 없어진다는 말들이 참 많았잖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종이책을 찾는 독자들이 많거든요. 아마도 정서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또 종이책이 주는 특별함, 그리고 책이라는 것에 대한 향수로 인해 다시 시장이 확보되고 있는 분위기고요, 오히려 더 넓어지고 있다고 보여요. 전자책은 시대를 따라 탄생한 새로운 상품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인터넷이나 SNS에 맞는 홍보매체의 역할로 활용할 수 있기도 하죠. 저는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종이책과 전자책을 항상 동시에 출판하는데 전자책이 종이책 홍보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고 생각해요. 잡지도 마찬가지구요. 제게 종이책 수요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출판사를 운영할 생각을 하지않았겠죠? 그렇다고 해서 종이책에만 안주하면 안되고 웹진이든 전자책이든 서로를 홍보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메니지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독자들의 정서나 향수를 믿고 종이책만 고집하면 결국 언젠가는 사장되겠지만, 종이책과 전자책을 적절히 병행하면서 각자의 개성을 지키며 서로 상생하도록 이끌어간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맘앤아이도 잡지는 잡지대로 발행을 하고 웹진은 웹진대로 다양하게 개발을 이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맘앤아이가 한인사회의 소통 매체로서 앞으로 어떤 역할에 더 포커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요?
사태희 대표 그동안 여러면으로 참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맘앤아이가 장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창간부터 20년간 지켜온 발행인의 흔들림 없는 의지와 노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사실 잡지를 발행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참 많은 일이거든요. 회사 내부적으로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 분위기나 경기 등 외부적인 요인들도 참 많거든요. 여러 위기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발행을 이어왔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클 뿐더러 오히려 일정부분 한인사회가 고마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맘앤아이는 한인사회에 많은 역할을 했고 공헌을 했다고 확신해요. 제가 일 했을 그 시절에 맘앤아이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이제 장성해서 어엿한 20대가 되었을텐데, 그 친구들한테도 맘앤아이는 고향같은 책이고 그들의 추억이 오롯이 기록되어 있는 그런 책이잖아요. 맘앤아이가 20년까지 순항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잡지여서가 아니라 독자들 마음에 스며있는 신뢰, 향수 그런 정서적인 면이 깊이 스며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한인 커뮤니티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잘 찾아서 이슈화하고 소개하고 서로 소통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창간 20주년을 맞는 맘앤아이의 앞날에 대한 기대나 조언을 주신다면요?
사태희 대표 사실 단편적인 수익성에 비해 맘앤아이가 잡지로서 그간 해온 역할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의미있는 성과죠. 맘앤아이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구요. 간절히 바라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20년, 40년 꾸준히 발행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한인사회 내에서 맘앤아이가 생명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많은 일들을 해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한인사회가 맘앤아이를 더 지지해주고 응원해준다면 더없이 좋겠죠. 사실 요즘은 워낙 손쉽게 소통할 수 있고 어디에서든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다 보니 애써 만든 잡지의 가치를 잘 몰라주기도 할텐데, 예전에는 독자들이 맘앤아이 발행일을 기다렸고, 또 나온 책들은 월별로 책꽂이에 가지런히 정리해서 보관할 정도로 책에 대한 애정이 많았어요. 독자들이 회사로 직접 감사한 마음을전해주는 일도 많았구요. 독자에게 그런 애틋한 책인 만큼 오래동안 더 큰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맘앤아이 창간 20주년 기념 인터뷰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마지막으로 출판사 ‘특별한 서재’의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사태희 대표 저는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소박하게 책을 만들고 있어서 거창한 계획은 없어요. 특서에서는 문학, 에세이, 소설 등 인문 쪽 책들이 성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꾸준히 출간되고 있고, 저 개인적으로는 큰 욕심은 없이 그냥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나이들어 가고 싶은 마음으로 살고있어요. 사실 지금 출판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잘 운영이되고 있는 편이에요. 작가분들이 많이들 도와주시고 원고도 많이 보내주시구요. 앞으로 조금 마음을 두고 있는 일이 있다면, 지난해 저희 출판사에서 맘앤아이 북클럽에도 책을 보내드렸는데, 앞으로도 독서활동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구요, 그리고 저희 출판사 저자분들이 투어 강의도 많이 하시고 그 중에는 인지도가 높은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그런분들과 함께 언젠가 미국에서 작가초청 북콘서트를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우리가 만들었던 강연들도 인터넷을 통해 맘앤아이 독자들과 공유하면 좋겠구요. 아마 앞으로는 맘앤아이와 특별한 서재가 함께 소통하며 해나갈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맘앤아이도 특서도 서로를 위해서 함께 발전해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책이든, 잡지든 만드는 주체가 있으면 받아 읽는 독자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독자들께서 더욱 맘앤아이를 지지해주시고 함께 동역하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맘앤아이 창간 20주년 다시 한번 더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더 크게 성장하는 맘앤아이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