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동네 마실’ 함께 가실래요?
피부색도 눈동자도 다른 외국인이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남다른 한국 사랑을 뽐내는 모습은 여전히 신기하고 반갑기 그지없다. 한국의 케이블 TV 채널 JEI English TV와 유튜브 채널 ‘어썸코리아’에서 유창한 한국어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존 커라디’가 맘앤아이 스튜디오에 떴다. 유쾌한 미소와 함께 허리 숙여 한국말로 인사하는 모습에 첫 만남의 어색함은 끼어들 틈도 없이 반가움이 차올랐다. 뉴욕에서 태어나 평생을 이 곳에서 자란 본투비 뉴요커 존 커라디가 한국말을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된 그만의 언어 습득 노하우와 맘앤아이 TV를 통해 만나게 될 그의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글 김지원 에디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맘앤아이 독자 여러분께 자기 소개와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존 커라디입니다. 저는 현재 뉴욕 롱아일랜드 Floral Park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롱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자란 뉴요커지만 해장국과 곱창을 좋아하고, 한국 방송사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뉴욕에서 방송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맘앤아이 TV의 ‘동네 마실’ 프로그램을 통해 인사 드리게 되어 너무 반갑습니다.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란 본투비 뉴요커가 이렇게 한국말을 잘하게 된 연유가 궁금해요. 한국말은 언제 배우신 건가요?
제가 한국말을 공부한 지는 이제 7년이 됐어요. 대학교 3학년 무렵, 특별한 것을 하고 싶었어요. 언어에 관심이 생겼는데, 주변 친구들도 외국어 하나씩은 공부하는 것 같더라고요.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저의 뿌리는 멕시코인데요. 처음에는 제 뿌리가 되는 언어를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휴학하고 에콰도르로 가서 봉사활동도 하고,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왔어요.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왔는데 문득 아시안 언어를 배워보면 어떨까? 멋있지 않을까?라는 실속 없는 동기로 아시안 언어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어요. 뉴욕은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배우기에 좋은 환경이잖아요. 그래서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한국어를 배워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 나라 언어로 인사도 해보고 말을 건네 봤는데요. 그중에서 한국 사람들이 가장 반응을 잘 해주고 응원도 많이 해줬어요. 그렇게 2015년 여름, 한국말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어도 중국어나 일본어처럼 한자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 시스템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사실 그 말에 현혹됐어요. 쉽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7년 만에 이렇게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다니 놀라운데요. 존 커라디의 ‘언어 습득법’에 관한 유튜브도 운영하셨죠? 본인만의 ‘언어 습득’ 노하우가 있다면?
저는 말이 많은 편이고 하나에 꽂히면 집착하는 편이예요. 한국어를 배울 때도 한 가지 주제가 생각나면 그걸 파고들었어요. 처음에는 대화 위주의 언어 교환을 통해 한국어를 배웠는데요. 뉴욕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거나, 화상 통화를 이용해 30분 동안은 영어로 대화하고, 나머지 30분은 한국어로 대화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언어 교환을 통한 외국어 습득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그 시기에 유튜브에서 한 할아버지 유튜버의 ‘언어 습득’에 관한 영상을 봤는데요. ‘많이 듣고, 읽고, 봐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울 수 있다. 이것이 언어 습득의 키 포인트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귀가 얇아요. 그리고 접근하기도 쉬운 방법인 것 같아서 ‘나도 그렇게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는 이때부터 많이 듣고 보기 시작했어요. 저는 팟캐스트를 많이 이용했어요. 여행을 좋아해서 ‘탁 PD의 여행 수다’라는 팟캐스트를 매일 들었어요. 대학 3, 4학년을 한국어 팟캐스트를 듣고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심지어 학교 강의 시간에도 이어폰을 꽂고 한국어 팟캐스트를 들어서 성적이 많이 떨어졌어요 (웃음).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많이 들리는 단어는 노트북에 적기도 하면서요. TV는 뉴스를 많이 봤는데요. 24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이 되는 한국 뉴스를 온종일 틀어놨어요. 집중해서 보지는 않더라도 처음에는 그냥 편하게 계속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적어도 하루에 6~8시간을 들여 한국어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한국어 공부를 하다 보니, 한국에 가고 싶어졌어요. 한국어를 공부한 지 1년 반쯤 됐을 때 한국 정부의 TaLK(Teach and Learn in Korea)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한국 초등학교의 선생님으로 가게 됐습니다.
한국어를 1년 반 정도 공부하고 한국으로 가셨군요. 한국에 가 보니 어떠셨나요?
한국에 가서 생각보다 한국어로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어요. 다른 외국인들이랑 비교했을 때도 배운 시간에 비해 제가 제일 잘하는 것 같았고요. 그래서 ‘내가 한국어를 공부한 언어 습득법이 짱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2017년, TaLK 프로그램을 통해 전라북도 군산에 있는 초등학교에 원어민 교사로 가서 1년간 첫 한국 생활을 했는데요. 한국에서도 제가 해왔던 언어 습득법으로 한국어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한국에서는 라디오 ‘두시 탈출 컬투쇼’를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한국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는데, 두 시간 동안 자막 없이 몰입된 상태로 영화를 보니 한국어 습득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미국으로 다시 돌아와 뉴욕에서 한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영어 과외도 하며 지내다가 2019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너무 가고 싶었어요. 한국에서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두 번째 한국 방문에서는 백령도로 발령받았다고요?
2019년에도 한국 초등학교에 원어민 교사로 가는 TaLK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가게 됐는데요. 이번에는 백령도로 발령 받았어요. 백령도는 육지에서 4시간 동안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다 하루에 배가 한 번만 다녀서 너무 힘들었어요. 더 넓은 한국을 느끼고 싶어서 갔는데 백령도에는 제 나이 또래도 없고 어르신들과 해군 그리고 학생들만 있었거든요. 그래서 더 큰 한국을 경험하기 위해 중간에 계약을 파기하고 여름부터 겨울까지 친구랑 경기도 고양시에서 지내며 본격적으로 한국을 만끽했어요. 노래방, 찜질방을 좋아해서 많이 다니고, 한국에는 카페가 정말 많잖아요. 다양한 카페도 다녀보고 호수 공원에 나가 농구도 하고 자전거도 타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2019년 말에 미국으로 돌아와 한국에 있는 대학에 가려고 준비 중이었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터져 한국으로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문화, 한국어와 관련된 유튜브를 만들고 한국 관련 방송도 하게 됐어요.
이번에 유튜브 채널 맘앤아이 TV에서 ‘동네 마실’이라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셨는데요. 직접 소개해 주시죠.
맘앤아이 TV의 ‘동네 마실’은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는 뉴저지 소상공인의 가게를 직접 돌아다니며 소개하는 “동네 소상공인 경제 살리기 프로젝트”예요. 한인이 많이 사는 포트리, 팰팍 등을 다니며 외국인에게는 낯선 곱창도 먹어보고, 한국식 카페, 한복집 등 여러 가게를 재미있게 리뷰해 봤어요. 저는 곱창을 좋아해서 촬영이 즐거웠고요. 포트리의 스시집인 야마가타도 갔는데 정말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제가 느낀 즐거움과 행복이 여러분에게도 잘 전달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일단, 맘앤아이 TV의 ‘동네 마실’을 열심히 촬영해서 많은 분께 좋은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할 예정이고요. 올 하반기에는 다시 한국으로 갈 계획입니다. 한국에서 좀 더 오래 지내고 싶어서요. 한국에서 제가 좋아하는 돼지 국밥, 닭갈비, 막걸리도 실컷 먹고 싶어요. 맘앤아이 독자 여러분 그리고 맘앤아이 TV 시청자 여러분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존 커라디가 소개하는 ‘동네 마실’ 프로그램은 유튜브 채널 ‘맘앤아이 TV’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