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간송 한의원 원장 최재호

어린 시절 한국에서는, 동네에서 달걀 장수가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아침마다 달걀에 간장과 마가린 혹은 버터를 흰밥에 함께 비벼 먹곤 했다. 지금도 나는 하루에 3~5개의 달걀을 먹는 날이 있다. 얼마 전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인데, 한국과 미국의 심장 학회 홈페이지에서는 탄수화물과 통조림 등을 건강식품으로 권장하고 있었다. 과연 탄수화물인 밥, 국수, 시리얼, 콩기름, 마가린, 떡 등을 포식하고, 약으로 총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것이 건강한 삶일까? 소위 ‘저지방 고탄수’의 식생활은 대사 증후군 환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다. 진짜 먹거리인 달걀은 자제시키고, 가짜 먹거리인 시리얼을 건강식품인 양 권하는 게 정상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2차 대전 당시 상하지 않는 버터를 군인에게 공급하기 위해 조달된 마가린은 내 머릿속 추억의 식품이지만, 지금 관점으로는 심혈관계 질환의 주범인, 트랜스 지방을 많이 함유한 가짜 먹거리다. 마가린의 주된 원료인 콩기름이나 옥수수의 유전자가 조작되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험에 참여한 한 한국 연예인이 달걀을 하루 다섯 개씩 먹은 후 총콜레스테롤은 줄고, HDL은 증가하고, LDL은 감소한 결과를 본 적이 있는데, 최근 미국과 일본은 콜레스테롤 일일 적정 섭취량 한도를 폐지했다.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체외에서 공급된 음식의 영향을 적게 받음이 밝혀진 결과라 볼 수 있겠다. 

한국인은 평균 260mg, 에스키모는 1,000mg, 마사이 부족은 하루 1,500mg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하지만 이들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큰 차이가 없다. 심지어 중증 화상 환자는 엄청난 양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하고 피부가 회복된 사례도 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실제로 우리 몸을 구성하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콜레스테롤이다. 여기에, 무조건 콜레스테롤약을 처방하고, 심지어 아주 소량만 복용하니 부작용이 없다는 식으로 일반 국민들에게 과자 주듯이 약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수술 직후나 전문의 판단 아래 복용하는 것은 문제 될 게 없고 사람을 살리는 일이겠으나, 최근 한국 순천향대학에서 한국인 성인 2,000만 명을 수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총콜레스테롤 240mg 이상과 160mg 미만은 오히려 사망률이 증가하고, 그 사이 구간의 해당하는 사람들의 사망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숫자가 뜻하는 의미를 새길 필요가 있다. 모든 약이 그렇듯이 구글 검색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약의 부작용은 근육 손실, 간 손상, 치매 유발, 피곤함(나이 탓으로 착각할 수 있다), 여성의 당뇨 유병률 증가 등의 이런 심상치 않은 부작용과 함께 이미 수억 불의 집단 소송 판결액이 지금도 이 약의 부작용 피해자들에게 지급되고 있다는 사실 앞에, 약 복용에 있어 본인의 판단이 중요하다 하겠다.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이상하게 돌아가더라도 한결같을 수 없는 우리의 마음과는 달리, 우리의 두뇌는 항상 ‘FIGHT OR FLIGHT(생존 본능 유발)’ 상태가 되면, 무서워서 아무것도 안 먹고는 견딜 수 없기에, 모르는 종류의 합성 약을 남용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공포 마케팅이 나의 잠재의식을 지배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평상심을 되찾으면서, 정제되지 않은 먹거리를 찾는 등 나를 아끼는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떨까? 두려워하는 내 생각과 감정 자체가 내가 아니라는 걸 알고, 그걸 바라보는 존재가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나면 그리 무서운 것도 없을 것이다. 물도 더 마시고, 운동도 하게 되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사실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이것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그때는 간송 한의원으로 연락해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