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학을 통한 사회적 통찰과 개인적 성장의 교차점 탐구

인터뷰/글_맘앤아이 편집부

Soyoung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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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학 분야 중 다문화 가족에 관한 연구 및 교육 활동을 꾸준히 해온 이소영 교수의 풍부한 학문적 배경과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다문화 가족의 발전하는 풍경을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우리에게 안내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학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시하며, 가족 발달의 변화 단계부터 미국 내 이민 가족생활의 미묘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이번 이소영 교수와의 인터뷰 글을 통해 가족 관계 탐구, 사회적 편견의 영향력, 가족 단위 내 커뮤니케이션 강화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본인 소개와 함께 연구 분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몽클레어 주립대(Montclair State University)에서 Family Science and Human Development 학과에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부학과장으로 학과에서 사회 정의 관련(associate department chair for social justice initiative)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서울대에서 아동가족학과 학사 및 석사를 받았는데 그때 가족학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석사 과정 때 지도 교수님께서 커다란 그랜트를 받아 연구실에서 빈곤 가정을 심도 있게 연구하며 석사 논문도 쓰게 되었습니다. 당시 빈곤 가족의 가족 관계는 관심 대상이 아니거나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때 연구가 저의 다문화 가족 연구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당연히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 가족, 특히 한국 이민자 가족에 관해서 연구하게 되었는데요. 이제는 제가 미국에서 다문화 가족을 이루고 한국 이민자로서 살게 되면서, 한국 이민자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교수가 된 후로는 미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온 대학생들을 만나게 되고, 이 학생들이 자란 다양한 가정 환경을 연구하다 보니, 또 다문화 가족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결혼 이민 여성이 많이 생기면서 결혼 이민 한국 가족을 연구하다 보니까, 이 또한 제가 다문화 가족을 연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다문화라는 개념은 사실 굉장히 어렵습니다. 실상 가족이란 무엇인가? 라고, 스스로 되물을 때가 있습니다. 가족을 정의하려다 보면 정의가 되질 않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가족 발달 주기는 결혼, 출산, 교육, 자녀의 독립, 은퇴 및 노년기 등의 단계를 강조했지만, 이는 현대 가족의 복잡성과 잘 맞지 않습니다. 일례로, 오늘날 우리는 다문화 가족의 목적으로, 한 부모 가족, 자녀가 없는 커플,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래서 여러 가족을 포용적으로 공부하다 보면, 그게 다문화 가족에 관한 연구가 됩니다. 제 관심은 약간, 그런 포용적인 가족 관계에 관해 연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교수님이 선택한 가족학에 대해 좀 더 듣고 싶습니다.

제 연구는 가족의 다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젊은이들(young adults) 및 여성, 그리고 이민자 가족을 중심으로 그들의 가족을 돕는 방법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합니다. 가족 연구는 부부 관계, 부모-자녀 관계, 부모 교육 등의 가족 관계에 관한 연구를 포함하여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우리는 가족생활의 고저를 탐구하여 가족 내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고, 가족의 총체적 복지 향상에 초점을 둡니다. 예를 들어, 가족 치료의 경우, 개인 치료와 달리, 여러 가족 구성원이 참여하며 각 사람이 독특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가족 내 유동적 관계를 조정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족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개인과 그들의 유기적 상호 관계를 그들이 속한 개인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알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교수님의 가정에서의 삶과 연구하시는 부분과의 실제적 연관성이 있을까요?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이민자들은 소수 민족으로 미국 사회에서 받기만 하는 대상으로 연구되는 것을 자주 봐왔습니다. 사실 소수 민족이지만, 한국 이민자 가족이 미국 사회에 많은 공헌을 한다고 믿습니다. 또한, 저는 한국 문화가 미국 사회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적용되는지를 알면, 미국 이민자 내 가족 역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저는 박사 논문으로, 뉴욕, 뉴저지, 워싱턴 D.C., 버지니아의 한국 이민자 가족들이 어떻게 미국 내 공동체 내에서 미국인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음으로써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해 탐구했습니다. 이후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대학생들, 특히 여학생과 젊은이들의 발달(young adult development)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다양성에 대해 탐색하고,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다문화 가족의 일상을 공감하면서 다양한 가족들과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또한 백인인 제 남편과 결혼하여 다문화 가족을 이룬 저의 개인적 경험은 저를 다문화 가족 내 결혼 관계 및 부부 커뮤니케이션, 결혼 후 여성 발달, 그리고 부모로서의 정체감 연구로 이끌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이민자로서, 2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1세대, 1.5세대, 2세대 한국 이민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 연구는 한국 이민자들의 가족생활이 시간이 흐르면서, 또한 이민 세대별로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한국 부모, 특히, 엄마들이 어떻게 자녀를 양육 및 교육하는지, 그리고 어머니로서의 삶이 여성으로서의 삶과 어떻게 공존하는지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제 연구는 항상 가족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제 삶이 변함에 따라 가족의 다양성 및 그들의 복지 향상에 관한 제 연구는 조금씩 더 전문화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한인 부모님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 1세대 대부분이 대체로 한국인과의 결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다른 문화나 인종에 대한 노출이 적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도 사회적인 편견을 많이 겪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누구와 어울리는지에 따라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가족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부모가 자녀를 대할 때는 더욱, 자신의 편견부터 성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다문화 가족을 대할 때 생각해야 할 기본이 됩니다. 이러한 부모로서의 자성은 본인의 다양한 가족에 대한 이해를 향상해 줄 뿐만 아니라 자녀들이 나중에 다문화 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성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 서로 다른 특성이 있지만, 이러한 차이점이 우리 커뮤니티를 온전하고 포용적으로 만듦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문화뿐 아니라 각 개인의 기준도 다릅니다. 아이들에게 다양성을 설명할 때 편견을 만들거나 분류하지 않고, 각 사람을 고유하게 보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다양한 일원으로, 비슷한 그룹의 일부입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위해서는 아이들과 많은 책을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북 밴(Book Bans)’에 덜 노출 된 뉴저지와 뉴욕주는 다행스럽게도 문화적으로 좀 더 다양성을 보장하고 포용적인 주인 만큼, 다른 문화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함께 아이들과 읽음으로써 부모와 아이 모두 배움을 얻을 기회가 많습니다. 

자녀가 누구와 놀 것인가는 피부, 머리, 눈 색깔이 아닌, 아이의 성격이나 취미, 관심사에 따라 결정되야 합니다. 한국 이민자인 우리가 다른 집단과의 교류를 피하고 금지한다면, 우리 자신도 비슷한 차별을 경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왔나요?’와 같은 질문은 무의식적 차별이 될 수 있으며(‘너는 이 나라 사람이 아니야’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러한 unconscious bias나 microaggression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반면에, 우리는 미국인이자 한국인으로서 두 가지 문화를 가지고 있음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미국의 다양한 문화들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교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으로 박사님께서 더 연구하고 싶으신 분야에 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행복한 삶을 사는 법에 관해 연구하는 것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100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녀 양육이 끝난 후에 어떻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젊은 한국 이민자 부모님 중에 자녀를 대학에 보낼 때까지 전념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 이후 자기 삶에 관심을 두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를 기르는 와중에도 취미와 자기 계발, 부부 관계 발전 등에 소홀하면 안 되고, 이를 위해 자녀를 조금 놓아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Technology가 계속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technology 발달이 어떻게 가족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AI) 기술이 가정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10여 년 전 재미있게 본 영화에서 나이 든 아버지를 가족들이 모두 바빠, 시설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 시설에서 AI를 응용한 케어 로봇이 나이 든 아버지와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는가에 관한 이야기가 주요 내용 중 하나였습니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 실제로 AI가 케어하는 시설이 유럽에선 시험 단계로 실행 중이라 합니다.  

이 영화에서처럼 가족이 모두 바쁜 상황에서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간병 문제가 AI의 도움 영역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AI가 어떻게 우리의 노년 발달 및 노후의 가족 관계를 행복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싶습니다.

맘앤아이 독자에게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립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얘기 나누면서 저도 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무척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소영(Soyoung Lee)

뉴저지 몽클레어 주립대학 가족학 및 인간발달학과에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부학과장으로 학과에서 사회 정의 관련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의 연구 및 교과 관련 활동 초점은 가족의 다양성 및 다양한 가족의 복지 향상과 관련한 내용으로, 다양한 한국 이민자 가족 및 한국 가족에 대해 연구하고, 또한 다양한 가족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학생들을 교육하고 가족생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내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화하는 세계에서 가족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국제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소영 부학과장의 연구는 한국 및 미국 내 학위 저널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고, 2001년부터 현재까지 the National Council on Family Relations(NCFR) 회원으로 a Student/New Professional Board Representative, a member-at-large on the Board of Directors, the chair of the Inclusion and Diversity Board Committee, 및 a founding co-chair of the Korean Families Focus Group of NCFR 등 많은 리더십 포지션을 담당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