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김천수 뉴욕 한국문화원장의 철학과 비전

인터뷰/글 황은미 변호사

New York Korean Cultural Center elevates the beauty and dignity of Korean culture with new leadership

지난 3월, 오랜 공석이던 뉴욕한국문화원 원장직에 김천수 전 제일기획 부사장이 임용되었다. 김천수 신임 원장은 제일기획 LA 지점장과 미국 현지 법인장, 50여 개 해외 지사 및 미국과 중국 등지의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를 총괄하는 글로벌 부문장을 역임했으며, CJ그룹의 융복합 테마파크인 ‘라이브시티’의 건설을 주도한 인물이다.

“음식, 패션, 화장, 헤어스타일, 행동 등 모든 살아가는 방식은 대중문화의 영향을 받습니다. 지금 세계는 우리의 K-Pop, K-Drama, K-Movie 그리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스타들의 삶의 방식을 따라 하는 흐름에 빠져 있습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세계 문화 예술의 중심 뉴욕에서 우리 문화와 예술가들을 소개하여, 많은 이들이 풍요로운 우리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한국과 한국 문화를 더욱 사랑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습니다.”

36년간 민간 기업에서 다양한 경험과 성과를 내며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준 김천수 원장은 자신을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에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임하는 사람”이라 칭했다. 3년의 뉴욕한국문화원장 임기 동안 그는 본인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즐겁게 임할 것”이라 다짐했다. 다양한 우리 문화 예술을 세계에 소개하며 뉴욕한국문화원을 뉴욕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김천수 문화원장의 철학과 비전을 들어보자. 

Q. 뉴욕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er of New York)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세계 문화 예술의 중심인 뉴욕에서 대한민국의 멋과 품격을 높이는 임무를 수행하는 곳입니다. 문화원은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세계적으로 홍보, 증진 및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K-Pop과 같이 이미 상업적으로 성공한 분야뿐 아니라, 아직 알려지지 않은 국제 무대에서 빛나는 잠재력을 가진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여 뉴욕에 소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의 클래식 음악, 공연 예술, 순수 예술 등 다채롭고 탁월한 한국 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곳이 뉴욕한국문화원입니다. 

Q. 원장님이 생각하는 한국 문화의 특징과 가치는 무엇인가요?

한국 문화의 독특함은 ‘휴머니즘’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군이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고조선을 건국하고, 세종대왕이 애민 정신으로 한글을 창제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반만년 넘게 이어온 우리나라 문화와 예술의 핵심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문명이 진보와 디지털화가 가속되는 오늘날의 시대에,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한 한국 문화의 창의성과 독창성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며 인공 지능이 상상을 초월한 모방을 가능하게 하는 미래에도, 한민족만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문화적 특징은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New York Korean Cultural Center elevates the beauty and dignity of Korean culture with new leadership

Q. 뉴욕 뉴저지 한인들이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요?

뉴욕, 뉴저지 한인들은 이미 한국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패션, 액세서리, 요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인 모두 세계인에게 한국 문화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최근 맨해튼의 한인 미용실 방문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제가 그곳에 갔을 때는 한인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외국 손님도 많았습니다. 특히 K-Pop과 K-Drama를 통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은 젊은 세대들이 한국 헤어 스타일을 선호하는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러한 한인 미용실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한국 스타일을 현실로 구현해 주는 역할을 하며, 이미 한국 문화를 확산하고 재생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경제, 생활, 문화 예술 수준은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내에서는 이런 관점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은 여러 분야에서 단기간에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기에 국제적 위상에 대한 세대별 관점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거주 한인들은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멋진 문화가 세계적 영향력을 이끄는 뉴욕과 뉴저지의 현장 상황을 해외 한인들이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한국 국민들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주시리라 기대합니다.

Q. 현재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2023년 하반기에 신청사로 이사하여, 내년부터 다양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을 밝히셨습니다. 한국문화원 독립 청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원장님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신청사의 역할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의 완공을 보게 되어 문화원 원장으로서 큰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이 신청사는 맨해튼 코리아타운 32가 연장선(파크 & 렉싱턴 애비뉴 사이)에 자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위치적 유리함은 한인 사회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될 것입니다. 신청사에서 앞으로 많은 분이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한국 문화 예술을 선보이는 공간 본연의 역할도 모색 중입니다. 전시회, 콘서트, 북 토크 등 다양한 장르의 행사를 통해 뉴욕에서 한국 문화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세계인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또한, 신청사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여 모든 방문객에게 만남과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조성될 것입니다. 궁극적 목표는 맨해튼에서 약속을 잡을 때 “뉴욕한국문화원 청사”를 자연스레 떠올리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풍부한 볼거리와 다양한 체험 행사 및 쾌적한 공간을 통해 뉴저지와 뉴욕에 거주하는 분들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뉴욕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필수 방문 장소(Must Visit Destination)’가 될 수 있도록 그 초석을 다지는 것이 제가 임기 동안 이루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뉴욕문화원 신청사가 뉴욕의 명소가 되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뉴욕문화원을 통해 한국 문화의 홍보와 교류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Q. 1995년부터 2005년까지, 그리고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에서 생활하셨습니다. 이번에 뉴욕문화원 원장으로 취임하시면서 다시 미국에 거주하게 되셨는데요. 이전 두 차례의 장기 체류 기간에 비해 현재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인식은 무엇이 달라졌다고 보십니까?

한국의 국제적 위상의 변화를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변화는 뉴욕으로 오는 다양한 장르의 한국 공연팀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현대 무용, 퓨전 국악,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뉴욕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또한, 맨해튼 32가 코리아타운 풍경의 변화도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반영하는 단면입니다. 예전에는 한인들이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코리아타운을 방문했다면, 지금은 많은 현지 미국인이 한식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32가 코리아타운에는 몇 안 되는 한국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식당, 카페, 떡볶이 전문점 등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한국 대중문화의 양과 다양성이 크게 확대되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인 동포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저를 포함한 뉴욕한국문화원 구성원 모두가 하나가 되어  뉴욕한국문화원이 한인 동포 사회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문화원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통해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와 가치를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또한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뉴욕한국문화원의 성장과 발전에 한인 동포 사회의 응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에 힘입어 뉴욕한국문화원이 한국의 멋과 격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막힘없이 자신의 철학과 사명에 대하여 이야기하던 김천수 원장은 “여가엔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쉽게 답을 내놓지 못했다. “아… 저희 세대는 ‘여가’를 가지면 안 될 것 같았던 세대여서… 그냥, 일… 아니며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흠…일과 일 사이 혹은 출근길, 퇴근길 그것이 여유라면 여유입니다.” 문화라는 것이 여가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인데 문화원 원장이 여가가 없으면 문화를 즐기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에 김천수 원장은 의미 있는 대답을 내놓았다. ‘사실은 내가 하는 일을 일로 여겨야 할지, 여가로 생각해야 할지, 그 경계가 모호합니다. 저는 제가 지금 하는 일이 제가 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저에게 줄 수 있는 선물입니다. 저는… 늘 어떤 결정을 하거나 임무를 수행할 때 ‘나는 이것을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늘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웃음).’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과정을 즐.기.는.사람. 그것도 최선을 다해서”라 했던 그의 대답이 명확해지는 설명이다. 성과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즐거운 과정의 결과로 이룬 성과였기에 그의 성공에는 여가와 일의 구분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이런 그의 삶에 대한 열정적이고 유연한 태도가 K-Culture의 강점이자 가치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철학과 리더십이 뉴욕한국문화원과 한인 사회를 발판으로 한국 문화가 세계 문화 예술 중심 뉴욕에서 더욱 빛나는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보자. 

New York Korean Cultural Center elevates the beauty and dignity of Korean culture with new leadersh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