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시 이야기

글 Windy Lee 에디터


조금 높은 곳에 올라 뉴욕의 건축물들을 조망하거나, 스트릿을 따라 맨해튼 구석구석 발품을 팔거나, 혹은 렌트 목록에 무수히 올라온 세계 대전 이전 아파트들을 보거나, 유지 보수를 위해 라인이 마구 바뀌는 주말 뉴욕 지하철을 타다 보면, 이 도시의 역사가 어떻게 발전되고 보존되는지 조금은 그 성품이 보이는 듯하다.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아시아나 유럽의 대도시와 달리 뉴욕의 역사는 너무도 짧다. 하지만, 우수한 인적, 지리적, 물리적 자원들을 바탕으로 현대 도시의 모습을 일찌감치 갖춘 이 도시는 불편함이 생기면 전부 확 바꾸긴 보단 조금씩 고쳐가며 유지하되 새로운 것에도 유연한 도시다. 오늘을 내일의 전통으로 만들어가는 매력적인 도시가 바로 뉴욕이다. 여기에는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낯섦에 저항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뉴욕 이민자들의 복합체적 특성도 한몫 했으리라 여겨진다. 역사가 길어도 보전과 전달에 실패하면 낡은 것에 불가하다. 여기, 뉴욕과 뉴욕커의 삶을 100년간 기록, 전달하며 뉴욕이라는 도시의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가고 있는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뉴욕은 미국이 아니다. 그러나 뉴욕을 가보지 않고 미국을 안다고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미국 내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 수도로 불리는 뉴욕은 ‘고담 시티,’ ‘잠들지 않는 도시’, ‘빅 애플’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금융과 문화 부문에서 부동의 원탑을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이다. 높은 마천루로 대표되는 도시의 매력에 수많은 이민자가 매일 수 없이 모여드는 이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다양성과 고유성을 갖춘 도시기도 하다. 그 때문에 뉴욕 및 뉴욕커에 대한 기록은 모두에게 각기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런 기록을 100년간 꾸준히 보존하고 전달하며 도시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곳이 바로 뉴욕시 박물관(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이다. 맨해튼 뮤지엄 마일 북쪽 끝에 위치한 이곳은 뉴욕시와 뉴욕커에 관한 역사와 예술을 보존하고 소개하기 위해 1923년 설립되었다. 항상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도시지만 공유된 경험과 활동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뉴욕커를 연결하였으며 뉴욕엔 그 흔적이 특성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모습들을 다양한 형태의 기록물로 전시해오고 있는 뉴욕시 박물관은 11월에도 의미 있는 상설전과 흥미로운 특별전을 통해 다채로운 시각에서 뉴욕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특별전은 “아날로그 시티: 뉴욕시 B.C.(컴퓨터 이전)”전과 “셀러브레이팅 더 시티”전이다. “아날로그 시티: 뉴욕시 B.C.전은 통상, 기원전을 뜻하는 B.C.를 유쾌하게 비틀어 컴퓨터가 사용되기 이전 시기로 재명명, 컴퓨터 사용 이전에 뉴욕에서 사용되던 커뮤니케이션 기기들을 타임라인에 맞추어 전시하여 깊고 진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셀러브레이팅 더 시티”전에서는 전 세계 어느 도시보다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광대한 대도시 뉴욕의 다양한 건축 환경과 뉴욕커의 다양한 삶을 포착한 뛰어난 사진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로버트 프랭크와 윌리엄 클라인과 같이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진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뉴욕과 뉴욕커의 역사를 포착하는 세심하면서도 거시적인 사진 예술의 힘과 시각이 주는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17세기부터 현재까지 뉴욕에서 일어난 사회 운동의 드라마틱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액티비스트, 뉴욕”전은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진 메가시티답게 시민의 권리, 임금 문제, 성적 취향, 종교의 자유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놓고 함께 행동한 뉴욕커들의 사회 운동의 과거와 현재를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유물, 사진, 시청각 및 인터랙티브 자료를 통해 소용돌이 속에 놓인 도시 역사에 근간인 열정과 갈등이 무엇이었는지 극명히 보여주어 흥미롭다. 이와 함께, 소외된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형 벽화와 AR, 조각 및 설치를 통해 강하게 대변해 온 “브루클린 기반의 작가 Amanda Phingbodhipakkiya의 몰입형 설치 작품인 “레이지 유어 보이스”도 함께 눈여겨볼 만하다. 

 

무엇보다 뉴욕시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상설전, “NY AT ITS CORE”는 “무엇이 뉴욕을 뉴욕으로 만드는가?”에 대한 명제 아래 400년 역사의 뉴욕을 전시 중이다.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450여 개의 역사적인 물건과 이미지, 비디오, 사진 및 체험 기기 등을 통해 뉴욕이라는 도시가 가진 에너지와 세대의 비전을 생생하게 포착하여 전시하고 있다. 또한 이 도시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탐구하고, 이 도시의 미래에 대한 비전에 물음을 던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와 함께 박물관 지하에서 상영되는 28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Timescapes”도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특히,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된 듯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21세기의 첫 수십 년 동안 뉴욕이라는 도시가 경험한 놀라운 변화를 포착하며 관람객들을 뉴욕과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뉴욕시 박물관은 화요일과 수요일은 휴관이며 목요일에는 저녁 9시까지 오픈한다. 

mcny.org 
주소 1220, 5th Avenue, New York, NY 1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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