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과 친해지기

글 Windy Lee 에디터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 그러나, 분명 매력적이다. 음악이 국경과 언어를 넘어선다면, 클래식은 시간의 영역까지 넘어서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영원불멸의 명작인 셈이다. 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지루하다. 관객과 무대가 하나 되어 떼로 노래하고, 함께 뛰는 시대에, 검정 연미복을 입고 흐트러짐 없이 연주하는 클래식 연주자들을 숨죽이며 격식 있게 바라봐야 하는 일은 웬만한 지식과 애정 없인 고통스러운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팽팽한 공기를 비집고 뜻밖에 선사 받는 감흥과 감동의 선율은 오래도록 남아, 듣고 또 들어도 두근거리는 반가움이 있기에, 클래식 음악은 친해질 만한 가치가 있다. 변화의 시대에 변화무쌍함으로 쉽게 지치고 있는 그대. 그대의 모습과 마음이 어떤 시간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변해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으로 그대를 위로할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찾아, 이 가을, 카네기홀의 문턱을 넘어보면 어떨까? 

 

 

차이콥스키, 비틀스, 마일스 데이비스, 마리아 칼라스, 라흐마니노프, 제이지, 주디 갈랜드, 롤링 스톤즈, 루치아노 파바로티, 빌리 홀리데이, 스티비 원더, 냇 킹 콜, 엘라 피츠제럴드, 프랭크 시내트라, 밥 딜런, 데이비드 보위.
서로 접점이 없어 보이는 당대 최고 음악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카네기홀에 섰다는 점이다. 카네기홀은 클래식하면 떠오르는 세계적 무대이기도 하지만, 위의 예시로 알 수 있듯, 비단 클래식뿐 아니라 재즈 팝 등 전 세계 최고의 음악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린다.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57 가에 위치한 카네기홀은 1891년 철강 재벌 앤드루 카네기의 기부로 지어졌다. 이탈리안 르네상스 양식의 외관과 인상적인 내부에 카네기홀은 개관 이후 1962년까지 뉴욕 필하모닉의 홈으로 사용되었으며, 차이콥스키의 미국 데뷔 무대가 된 이래 세계 최정상급 연주자들의 공연들로 뉴욕 시민들의 박수갈채가 연중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연간 800여 회의 카네기홀 공연 중에서도 180여 회의 자체 기획 공연은 세계적 반열의 음악가나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음악가들을 엄선해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전설적인 명연주자와 음악가들이 수도 없이 배출되었다. 또한, 대단히 우수한 음향 시설로도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처음 들었을 때, 선율이 바로 공기 중으로 사라지지 않고, 음표 하나하나가 원형 천장으로 올라와 풍성한 음계를 그리며 온몸에 흡수되는 듯한 경험을 했을 정도로 카네기홀의 음향 시설은 뛰어나다. 카네기 홀은 세 무대로 분류되는데 2,800석 규모의 메인 무대라 할 수 있는 스턴 오디토리엄/페렐만 스테이지, 그리고 그 보다 적은 규모의 잰켈 홀 및 와일 리사이틀 홀이 있다. 또한 음악 교육을 위해 자체 설립된 와일 음악 학원은 뉴욕시는 물론 그 이외의 지역에서 음악 교육자와 젊은 음악가 및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전방위적으로 음악 교육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최고의 연주자와 완벽한 음향 그리고 함께 공감하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는 훌륭한 관객들이 있는 카네기홀은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입문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클래식 음악의 입문 팁으로 우선 최정상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보러 가길 권한다. 개인적으로는 뉴욕 필, 보스턴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와 함께 미국 오케스트라 “Big Five”인 속하며 뛰어난 기량으로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및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도 겸임하고 있는 야닉 네제 세갱이 지휘자로 있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러 가길 추천한다. 예약을 하고 공연 프로그램을 확인한 후 친숙한 연주곡이나 작곡가의 곡이 그중에 있다면, 그 곡을 유튜브에서 찾아 여러번 미리 들어보고 가길 권한다. 특별히 마음에 와닿는 구간들이 있다면, 그 곡을 다른 오케스트라들의 다양한 버전으로 들어보자. 그리고 반복해서 들었던 그 곡을 카네기홀에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통해 듣게 되면, 지휘자의 곡 해석 능력과 연주자의 기량에 따라 같은 곡이 얼마나 다르게 연주될 수 있고, 클래식 음악의 매력과 깊이가 다양한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친숙해진 곡을 현장에서 들었을 때 배로 찾아오는 감동은 물론 덤이다. 또한, 광고, 영화, 드라마, 심지어 스포츠 중계 중에도 들리는 클래식 선율 중에 마음에 드는 곡이 있다면 작곡가와 곡명을 찾아보자. 아는 만큼 친숙해지고 친숙해지는 만큼 클래식 음악의 매력은 분명 배가 될 것이다. 


carnegiehall.org 
주소 881 7th Ave, New York, NY 1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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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p 29, 2022 – 7PM

        Stern  Auditorium/Perelman St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