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는 프로젝트가 쌓여있고, 한 달 후에는 장기 휴가도 계획하고 있어서 매니저에게 허락받는 즉시 비행기 표도 사야 하고,.. 이래저래 눈치 보이는 상황에서 갑자기뽁이를 봐 줄 사람이 없어서 회사를 하루 빠지게 됐다. 결근으로 인해 데드라인이 임박한 중요한 프로젝트의 미팅도 펑크를 내어서 집에서 이메일을 체크하며 무거운 마음에 한숨을 푹 쉬고 있는데 혼자 잘 놀고 있던 뽁이가 갑자기 얼굴을 쓱 내밀며 내 표정을 살폈다. 뽁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씩 웃어 보였는데 착잡한 내 마음이 다 가려지지 않았는지 싱글 생글 웃던 뽁이가 갑자기 내 손을 잡고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문을 꼭 닫고 앉으라며 방바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진지한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미소를 지으며 뽁이가 지정해준 자리에 앉자 기다렸다는 듯이 장난감 아이스크림 카트를 내 옆으로 가지고 왔다. 인심 쓰듯 크게 아이스크림 두 숟갈을 떠서는 내 손에쥐여주고는 먹으라며 입으로 밀길래 ‘앙’ 하며 먹는 시늉을 했더니 뿌듯한 표정으로 자기도 손에 쥔 아이스크림을 ‘앙’ 먹는 시늉을 한다. 장난감 아이스크림이 이렇게 달콤한지는 오늘 처음 알았다! 진짜보다더 달콤한 뽁이의 아이스크림을 다시 한번 머리와 가슴으로 음미하며 잠시나마 세상 근심, 걱정 다 내려놓고 함께 깔깔 웃었다.
‘언젠가 네가 자라서 세상의 무게로 힘들어하는 시간이 올 때면 엄마도 너의 그 사랑스러운 얼굴에 밝고 맑은 미소를 띠게 해주고 싶구나. 우리 뽁이 정말 고맙고 사랑해!’
오늘따라 김동률의 ‘내사람’이라는 노래의 가사가 머릿속을 맴돈다.
‘지친 하루에 숨이 턱 막혀올 때 한 사람은 내 옆에 있다는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어서 그냥 씩 웃고 말아도 되는 참 편안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