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에 삶을 걸다 예술경영인 한효

공연예술에 삶을 걸다 예술경영인 한효

흔히 21세기는 예술경영의 시대라고 한다. ‘순수예술’과 ‘문화산업’의 조합으로 탄생한 이 예술경영이라는 말은 예술적 이상과 경영적 마인드를 동시에 담고있어서 예술의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효율적 기능을 목표로 하는 전문적인 분야다. 사실 이 용어는 예술을 좀 더 조직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공공기관에서 먼저 사용되었기 때문에 수익성이 강조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점차 민간기관으로 확대되면서 경영의 비중이 높아졌다고 한다. 맘앤아이가 만난 예술경영인은 주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Performing Arts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공공기관 예술경영인 한효씨다. 직업의 특성상 주말과 휴일을 반납해야하고 늘 긴장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하지만 세계를 향해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일에 예술경영인으로서, 또 문화외교자로서의 몫을 감당하고 있기에 어깨가 무거운 만큼 얻는 보람도 크다.  

인터뷰, 글 최가비 에디터 사진 Jabin Choi 인턴 에디터(NYU Tisch)

한국문화원이 위치한 맨하탄 미드타운 파크 에비뉴,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기대치 않게 한산했다. 문화원으로 들어서니 장독들이 나란히 서있는 출입구 옆으로 정갈하고 단아한 한지문의 갤러리와 고가구, 도자기로 전통 멋을 살린 사랑방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맨하탄 한복판에서 한국 전통가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감회가 남달랐다. 세계 속의 작은 한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문화원이 내년이면 발족 40주년을 맞는다. 마흔해를 이어오면서 그간 이뤄놓은 크고작은 성과들이 이 공간 안에 오롯이 깃들어 있음을 느끼며 도서관으로 들어서자, 마침 주말에 있을 ‘인어공주’ 공연준비로 분주하던 한효 디렉터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한국문화원 Performing Arts Director의 역할

주 뉴욕 한국문화원은 한국 정부기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이며, 해외문화홍보원이 세계 각지30여개의 문화원을 관할하고 있다. 1979년 일본의 동경에 이어 발족된 주 뉴욕 한국문화원은 내년이면 4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뉴욕 현지에서는 재외 공관인 총영사관 산하에 있기 때문에 외교부 소속이기도 한 이 곳은 최고 책임자인 문화원장님만 한국에서 파견이 되고 나머지는 현지 채용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의 존립 목적은 한국의 전통음악과 무용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문화를 음악회, 한국음식 축제, 한국영화감상 등의 공연예술을 통해 미국사회에 알림으로 한국문화의 저변확대를 꽤하며, 이를 통해 한미 양국 간의 우호와 교류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문화원 내에는 공연 담당, 전시, 영화, 한식, 스포츠, 도서관 사서, 회계, 홍보팀 등의 여러 부서가 있으며, Performing arts  담당자로서 공연예술(K pop제외) 즉,  클래식 음악, 전통음악, 전통 무용, 현대 무용, 멀티미디어 공연 등 순수공연 전반을 기획하고 유치하는 일을 하고있다.

예술경영인이 되기까지

학부에서 사회학, 행정경영학을 복수 전공하고NYU Performing Arts administration 공연예술 행정, 예술경영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2012년 3월부터 지금까지 6년 정도 문화원에서 일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학생회 일을 하면서 학교 축제를 기획하고 연출을 했는데, 그때부터 이 분야에 관심이 생겼으나 진로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돌이켜보면 어릴적부터 부모님을 따라 클래식 음악회나 공연 관람을 자주 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예술공연에 젖어있었던 것이 숨은 동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대학 입학 후 공연이나 예술 관련 문화생활에 대한 경험이 없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램이 있었고, 대학 재학 중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네덜란드로 유학을 갔었는데, 그 학교에서 International Day 축제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게되었다. 배추를 사다 김치를 담고 한국음식을 소개하고 한복을 선보이는 등 Korean day 를 준비하면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경험을 쌓았으며, 그 일을 계기로 이 분야에 좀 더 큰 관심을 쏟게되었고 이 후 뉴욕으로 와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한국문화원에서 관련 일을 하고있다.

예술경영이란 예술공연 분야의 끊임없는 공부가 요구되는 일

처음에는 순수예술에 대한 애정으로, 그리고 공연문화의 있는 그대로를 즐기고 느끼는 것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일을 하면 할수록 다방면으로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때로는 음악이나 예술을 전공하고 이쪽 일을 하는 사람이 부러울 때도 있다. 그 분들은 아티스트의 마인들를 체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일이 훨씬 용이할 수 있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모든 것을 일일이 다 배우고 깨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술의 각 분야 별 실질적인 공부가 너무 많아서 늘 끊임없이 탐색하고 연구해야 한다. 특히 한국문화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몸 담고 있고, 한국의 전통을 알리는 것이 한국문화원의 핵심적인 미션이다보니 국악이나 전통적인 한국예술 분야에 대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사실 공부를 하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우리 전통음악인 국악은 공부하면 할수록, 보면 볼수록 너무 재밌고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일을 통해 알게되었다.

문화원 입구
문화원 사랑방
문화원 갤러리
국립국악원 뉴욕 공연 at FIAF by Nam Chun Park

가장 의미있었던 공연은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해설이 있는 국악음악회,                                                                                                  FIAF, Florence Gould Hall , Metropolitan Museum, Asian Art Museum 공연

공연을 기획하거나 유치하는 횟수가 연간 50회는 웃돈다. 한국문화원에서  자체적으로 주관하는 기획공연, 또 한국에서 아티스트들이 건너와 공연을 할 때 협력자로 일하는 경우, 세번째는 현지 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부분이다. 뉴욕이 세계 문화의 중심지다 보니 이 곳에서 공연하기를 원하는 아티스트들이 무척 많다. 특히 공연시즌이 되면 한 주에도 서너번씩 공연이 있을 정도다.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있었던 공연은 2016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을 초청해서 가졌던 ‘해설이 있는 국악음악회’다. 이 공연은 최고의 공간에서 우리 음악의 진수를 선보이고 싶다는 의도로 기획되었는데, 국립국악원의 민속악단을 초청해서 프랑스 문화원(FIAF) 소속 공연장인 Florence Gould Hall에서 연주회를 했다. 한 나라의 전통문화를 감상하는데는 사전 지식이 없으면 관람이나 감상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고, 특히 한국 전통음악은 중국이나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선명한 해설없이는 한국의 것을 제대로 전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뉴욕 현지인들이 보다 친숙하고 쉽게 국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곁들인 포멧으로 연주회를 구성해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 공연이었다.

그리고 몇해 전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국립중앙박물관과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이 한국문화 분야 장기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MOU를 맺었는데, 향후 몇년 간 한국의 국보급 문화제를 매트로폴리탄 뮤지엄 아시안 갤러리에 전시하고 홍보하는 내용의 협약이다. 그와 연계해서 FIAF후속 공연으로 국립국악원이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2차 공연을 하게되었다. 아시아관 한국국보전시회 실에서 공연을 했기 때문에 당시 한국의 국보급 보물이 많이 전시되었는데, 작품 설명도 곁들이며 국악을 선보였던 감동적이고 의미있는 공연이었다. 매트뮤지엄 멤버들을 비롯해 재계 고위급 인사들, UN 대사를 비롯한 정치인들을 초청해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공연도 성공적이었고 나름 큰 보람을 느꼈다. 사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의 공연행사는 주체측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무척 까다로웠는데, 성황리에 잘 마무리했고  그 행사 이 후 아주 많은 격려 이메일을 받아서 크게 고무가 되기도 했었다.  

Essence of Korea 메트뮤지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판소리공연 by Don Pollard

공공기관 예술경영인으로서 어려운 점

이런 말씀드리기 참 조심스러운데, 사실 주 뉴욕 한국문화원 업무의 주 타겟은 뉴욕커들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답이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문화원의 존립 이유가 한국의 전통 문화를 미국내에 더 많이 보급하고 알리는 일인데, 사실 한국문화원은 워싱턴 DC, 뉴욕 그리고 LA 세군데 밖에 없다. 문화원의 우선적인 미션을 감당하기 위해서 각 문화원 마다 해야할 일이 무척 많다. 그런데 간혹 한국문화원은 현지 한인들을 대상으로 예술문화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물론 한국문화를 모르는 2세들이나 한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는 것도 중요한 업무지만, 무엇보다 국가차원에서 한국의 문화를 미국에 알리고 미국내 한국문화 저변 확대가 가장 우선되는 미션이다보니 현지 한인들의 요구를 다 수용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라 개인적으로도 무척 안타깝다. 이 곳이 정부기관이다 보니 한정된 예산 안에서 여러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꾸려나가야 하는 경제적 딜레마가 있다. 바라기는 문화원의 성격을 좀 더 이해해주시고, 오히려 현지 한인들께서 문화원의 여러 다양한 행사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다면, 정부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지금보다 훨씬 더 잘 해나갈 수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예술경영인으로서 최종적으로 정착하고 싶은 곳

이 일을 하면서 나름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말도, 휴일도 없이 일해야 하고 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따르지만, 하고싶은 일을 하고있다는 점에서는 늘 감사한 마음이다. 향후 몇 년간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나갈 생각인데, 기회가 닿는다면 공연장을 운영해보고 싶은 바램이 있다. 라이브 공연의 긴장감, 공연장에 흐르는 휴머니티, 또 뭔가 새로운 것들이 창출되고 생산되는 무대, 이런 매력들을 담고있는 공간과 공연장의 분위기를 좋아하다 보니 그런 욕심이 생긴 것 같다. 뿐만 아니라, 훌륭한 작품들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도록, 무대가 필요한 아티스트들에게는 공연의 기회를 열어주고 휴식을 줄 수 있는 공간제공자로 살아보고 싶다.

한국문화원 예술경영인으로서 한인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

좀 전에도 언급했듯이 한국문화원이 한국 정부기관인 점을 생각하셔서 이 곳 한인들이 문화원 행사에 적극적인 관심으로 참여하고 힘을 실어줌으로서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는 부탁을 드리고싶다. 그리고 한국문화원에는 만권 이상의 다양한 도서가 있고 그 중에는 아동문학서적도 많으며, 영상자료실에는 한국의 다양한 풍습이나 건축양식을 공부할 수 있는 자료와 수많은 한국영화들도 보유하고 있으니, 자녀들과 함께 나오셔서 2세들에게 한국문화를 가르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시면 좋겠다. 문화원 갤러리에는 연중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고 있고 또 공연을 비롯한 대다수의 문화원 행사는 거의 무료로 진행되기 때문에 부담없이 참여하셔서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크게 활용해 주시기를 바란다.

Address460 Park Ave #601, New York, NY 10022

Phone(212) 759-9550

Performing Arts Director Hyo Han hhan@koreancultu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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